쉽고 빠르고 간편하고
언제부터인가 Mbti(성격유형검사)가 사람관계의 인사처럼 된 것 같다.
“관계형성 이란 서로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천천히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만남에서 있었던 일이다.
친구와 둘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친구가 “지인이 때마침 근처에 있는데 불러도 돼? “라고 하길래 잠시 고민을 하다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좋다고 부르라고 했다.
지인이 도착하고 술자리의 인원은 3명이 되었다.
소주를 한 잔 따라주고 천천히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웃으며 하는 첫마디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다짜고짜 치고 들어오는 Mbti 질문에 잠깐 머리가 멍해지고 그 사람을 멀뚱멀뚱 3초간 쳐다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당황스러울 질문은 아니었는데.
내가 생각하던 정상적인 대화가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다.
“아, 저는 enfp 랑 infj 왔다 갔다 해요.”
“오 저랑 잘 맞는 mbti네요. enfp가 저랑 잘 맞는 유형이래요. 첫 번째랑 네 번째가 반반이신가 보네요.”
다시 한번 당황스러웠다.
유형검사가 잘 맞는 걸로 이미 그 사람은 친밀감을 가지고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는 게 표정과 행동에서 나타났다.
벌써 친구가 된 것처럼..
그 얘기를 뒤로 술자리는 즐겁게 잘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생각해 봤다.
만약 안 맞는 mbti였다면 그 술자리 분위기는 어땠을까. 끝까지 어색함의 공기가 머물다 가지 않았을까..
유형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보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다르게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점점 각박해지고 스트레스는 점점 커져가는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단순하게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카테고리를 만들고 집단으로 분류를 하는 것 같다.
5단계 설문조사보단 3단계 설문조사가 편한 것처럼, 시간이 없을 때는 짜장면이나 햄버거를 찾는 것처럼
페스트(인스턴트) 멤버십이 되었다.
원래 알던 친구들에게 감정을 주고받기도 벅찬데
새로운 누군가의 내면을 알아간다는 게
-낭비-라고 생각되어지는 것 같다.
이미 사람에게 지칠 대로 지친 우리는 mbti라는 분류를 통해 시간과 감정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거 아닐까.
하지만 마음은 조금은 낭비하고 비효율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차가워지는 인간관계를 조금의 따듯하게 만들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