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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젤라또 Mar 20. 2022

매도 후 시작하는 종목분석
- 성우하이텍

한국 주식은 미쳤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매주 하나의 글을 쓴다는 목표를 가지고 임하지만 참 글이란 것을 적는 게 이렇게 고단건지, 서태지가 이야기했던 창작의 고통(?)에 조금이 나마 공감하면서 조금의 넋두리를 하고 블로그를 시작해 본다. 무슨 말을 적을까? 사실 매크로는 그나마 재밌긴 한데... 쓴 약이 몸에 좋다고 언제나 가장 힘든 것이 언젠가 큰 도움을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성이 이끄는 반대로 행동해보려 한다. 바둑에서 복기를 하는 기사의 마음으로 '매도 후 시작하는 종목 분석'이라는 나름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보았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나의 애증이 모두 녹아 있는 종목을 선정하였다.


·이름: 성우하이텍(A015750)

·지수 종류: KOSDAQ(운송 장비/부품)

·매수 시기 : 2020년 11월 23일

·최초 매수단가: 3960원

·보유기간: 1년 4개월 이상


1. 매매의 시작


성우하이텍 주가차트


성우하이텍은 자동차 제조부품사로 주로 현대차, 기아차,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고 해외 현지법인을 통하여 VW, BMW 등에도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로는 잔뼈가 굵은 중견업체이다. 흔히들 말하는 자동차의 차체를 만드는 회사이고 전기차 시대와 접목해 본다면 배터리 케이스까지 본의 아니게 사업영역이 확장(?)된 회사이다. 투자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산에 본사가 있었다는 점은 특이사항이고 부산에 사는 나조차 기업탐방이나 주담과의 통화는 한 번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점은 미스터리이다.(아직 그 정도 숫기가 없는 보통의 투자자이다)






지금도 주식 초보이지만 정말 저 당시는 주식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안하고 마구잡이식으로 주식을 매매했던 시기이다. 성격이 지랄맞아서 굳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날의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수까지 찾아봤다. 코스피는 2602포인트고, 코스닥은 873포인트로 마무리되었다. 지금의 지수대와 비교보다 면 코스피는 100포인트 코스닥은 30포인트도 차이가 안 나는 시점이었으니 지금의 현재가와 단순 비교해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최초의 매수 이유는 삼프로TV 저녁 방송을 보는데 자동차 애널리스트가 나와서는 코스피 대형주였던 현대차 주가가 턴어라운드가 진행된 반면 부품주의 주가는 아직 너무 싸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성우하이텍은 PBR이 0.3을 하회했다는 것을 말하면서 지금 시점은 '싸도 너무 싼 것이 아닌가'라는 코멘트를 했다. 그리고 어떤한 분석이나 모멘텀은 무시한 채 바로 다음 날 300주를 매수했던 것이 성우하이텍과 나의 첫만남(?)이었다. 뭐 말로 적어놓으니 그럴듯하지만 당시에 분위기는 체감상 국민의 70프로가 돈을 버는 장이었고, FOMO에 조바심까지 더해져 절대적으로 싼 주식을 사야겠다는 맘이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편으론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는 시점이라 그루터기를 파 놓으면 언젠가 토끼가 들어와 잡힐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던 것 같다.


 운이 통했던 것일까? 다행히 주가는 1달 만에 바로 반응했고, 아직도 정확히 기억나는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인생 최초의 상한가를 맛보았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운인데, 왠지 그때는 그게 실력 같았고 단 하루였지만 세상이 쉽고 우스워 보이는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우스운 꼴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2. 수익률 100프로의 달성 그리고 우하향의 시작


이제는 잘 알지만 모든 것의 꼭대기가 지나면 내리막이 존재하는 인생의 진리를 또 한 번 알게 된 시기였다. 우선 주린이었다는 것을 잘 드러낸 점이 매도의 시기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엔 주식의 성장성을 너무 믿었고,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금기를 어기고 어김없이 내로남불의 전형은 보였다. 핑계를 조금 대보자면 당시의 테슬라의 약진과 한국 자동차 시장을 흔들었던 애플카 이슈로 자동차=성장주로 인식되면서 현대차, 기아차가 돌아가며 급등했고, 주식에 차만 들어가도 관련 주라는 연관성으로 올라가던 기간이었다. 나를 위한 핑계를 첨언하자면 이 시기는 '삼성전자가 십만 전자로 가느냐 마느냐'라는 논쟁이 있었고, 국가적으로 주식의 광풍이 불던 시기였다. 주식을 시작하고 많은 이가 시중에 넘쳐나는 돈맛을 너도 나도 조금씩 본 시기였기에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기간이었다. 전문가들 일부는 코스피 5000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종목에 대한 정확한 PER은 모른 채 한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 받는 시기라 PDR이니 성장주의 시대니 하는 허황된 꿈만이 가득했던 시기였다. 결국 내가 서있는 좌표는 모른 채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꿈만 늘 존재했던 시기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럴수록 옥석가리기를 했어야 됐는데, 눈이 흐려져 그럴 생각도 못했고,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것은 결과론일 뿐이었다.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101070432&t=NN



3. 매매일지


나의 성우하이텍의 평단은 4760원으로 2020년 2월 1일 200주를  매수했던 것이 4000원 미만이었던 평단을 대폭 끌어올려 주었다. 매도 일지를 보면 분할매도도 이런 분할매도가 없을 정도로 1000주의 주식을 1년 동안 900주를 꾸준히 정리하면서 이제 마지막 100주를 남겨두고 있다. 매도 형태만 보면 100주씩 감정없이 매도하는 프로그램 매도 형태로 그냥 주식이 떨어지니 팔아제꼈다.


 아마 자세한 완연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종목을 놓지 못한 이유는 처음에는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후에는 호재성 이슈가 남았다는 기대감이 주된 매도 실패(?)요인 이었던 것 같다. 나만 인정하지 못했지만 점점 식어가는 시장의 관심과 2021년 내내 자동차 섹터를 괴롭힌 반도체 공급 이슈는 아마 결국 100주 씩이라도 매도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겠구나라는 위기감이 그나마 반영된 결과였다. 실제 매도 패턴에서 주가가 떨어지면 팔고 싶은 사람의 심리가 누구나 있음을 감안할 때 거래일자 마다 코스피나 코스닥의 움직임이 안 좋았던 날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해본다. 결국 성우하이텍의 기업 실적이나 이익 성장률보다는 초심자의 행운으로 돈을 벌고, 이후에는 실적에 대한 연구 없이 막연한 예상 만을 곁들인 뇌동매매의 전형을 보여주는 점에서 많은 점을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성우하이텍 매매일지


4. 사후약방문


220225_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은 15%) 이상 변동에 대한 공시(전자공시시스템)


100주 밖에 주식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왜 이 주식이 안되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오랜만에 전자공시시스템을 켰다. 가장 최근 2022년 2월 25일에 주주총회 소식과 함께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은 15%) 이상 변동에 대한 공시가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당해 연도 영업이익에 대한 항목인데 증감비율이 1350%라는 놀라운 이익 성장률 고시가 눈에 띈다. 매출 상승 원인이로는 국내외 자동차 수요 회복에 따른 생산물량 증가로 인한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증가인데... 역시 2021년 내내 자동차 섹터를 괴롭혔던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제 어느 정도 회복 단계에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런데 왜 연 매출이 3조가 넘고 4분기 한정(예상) 매출액 8,687억 원, 영업이익 186억 원 단순 수치만 따지면 주가가 좋진 않아도 지금처럼 52주 신저가 근처에 있을 주식은 아닌데 왜 그때와 지금은 이렇게 상황이 달라졌을까? 나는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성우하이텍 연결 재무제표 (제공: FN 가이드)


내가 주목하는 지수는 ROE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자기자본*100)으로 계산하며, 기업의 경영효율에 대한 평가 지표와 관계가 높다. 다시 말해 기업의 자기자본에 비해 얼마의 순이익을 냈는지에 대한 지표인데,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최근 같은 금리 변동기에는 특히 더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성우하이텍의 2021년 추정 ROE는 2.9%인데 분기별로는 순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지만 연평균의 수치로 봤을 때는 현재 상승하는 시중금리에 비교해볼 때 아쉬운 ROE를 보이고 있다.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냥 은행에 돈을 보관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얼마없는 결과로 만약 이를 유심히 본 투자자라면 이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 같다. 실례로 성우하이텍 주가가 15,000원이 넘었던 2014년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성우하이텍의 ROE 감소가 더 더욱 눈에 띈다. 당기순이익을 단순 자본총계로 나눈 지표를 단순 계산해 봐도 당시 12~15% 이상의 ROE를 보였다. 2014년도 국채 10년 물의 금리가 3.2%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갭이가 10%에 육박할 정도니 당시의 주가 퍼포먼스는 흔히 말하는 '차화정 장세'가 아니라도 설명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141128_분기 보고서


다음으로 주목하는 지수는 주식을 선택했던 시점에 언급됐던 PBR이다. 성우하이텍의 영업이익의 폭이 들쭉날쭉했기에 정확한 PER은 일정하지 않아서 PER 밴드로서 계산이 어려운 대신 PBR의 경우 최근의 흐름을 보면 0.16 ~0.55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범위를 좁혀 밴드 상하단의 폭을 계산하면 주된 흐름을 0.26~0.44의 폭에서 주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내가 성우하이텍을 매수했던 0.3이하의 PBR이면 최저는 아닐지 몰라도 충분히 매수를 고려할 만한 밴드 하단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만약 다시 PBR이 0.3이하로 왔을 시에는 매수를 고민해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성급한 결론도 도출해 본다.(물론 다른 지표도 감안해 봐야겠지만...)


PER, PBR 밴드(제공: FN 가이드)

  

이글의 결론(?)을 내자면 한때 수익률 110프로에 갔던 주식이 어찌어찌하다 보니  1프로 남짓까지 떨어졌고 지금은 그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진작에 주식에 분석을 조금이나마 했더라면 조금은 더 과감한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한편으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팔 수밖에 없었던 그 동안의 상황을 '곡소리 매매법'(주식으로 곡소리 나면 들어가야 되는 신호라는 인간 지표 매매법)으로 판단컨대 이제 다시 매수를 고려하는 시점에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좀 황당한 결론에도 다다랐다. 어쨌든 판단은 각자 개인의 몫으로 남기고 지금까지 나의 애증의 종목이었던 성우하이텍에 대한 나름의 종목분석을 마쳐야겠다.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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