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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 재주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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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Aug 23. 2019
마지널리아(maginalia- 여백에 긁적거리기)라고 명명한 독서법이다.
베이컨, 밀튼, 로크, 스피노자 등도 다 이런 마지널리안이었다고 한다.
메모(댓글)독서.
읽다가 인상적인 대목이 나오면 포스트잇을 붙이고, 인용문을 옮겨 적고 자신의 생각이나 회상, 혹은 감탄을 붙여 넣는 식이다.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제시한 개념인 < 만년의 양식(late style)> 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년이라는 것은 초월하기도 어렵고, 극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것은 오로지 심화시킬 뿐이다"
짜증과 모자람으로 이렇게 나이 먹고 이렇게 허송세월 한 지 몇몇 해인가. 한해 한해 묵어가면서 누구나 만년에 다가간다지만, 정말이지 어느 작가의 말처럼 '내일이 새로울 수 없으리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히'는 요즘. 다시 맞이하는 이 가을
의 난감함과 막막함이여.
예전에 적어 놓은 마지널리아 중에는 이것도 있다.
신문에 실린 일본의 노벨문학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에 대한 기사.
그날 읽어내리다 여기에 밑줄을 좍 긋고는 노트에 다시 정리해 두었던.
"어떤 인물, 혹은 사건에 대해 3년 동안 읽으면 그 인물이나 주제에 대해 권위를 얻든, 확실한 자기주장을 가지든 하게 된다" 고.
3년은 아니어도 한 일 년 정도는 오롯이 집중해 본 적이 있다. 이젠 그마저도 눈이 피로하다는 이유로 멀어졌다. 나를 사로잡는 책을 찾는 일도 심드렁해졌다.
가을빛과 선선한 바람은, 나에게 뭐든 써 보라고 부추긴다.
추수할 것 없이, 작년같이 다시 난감한 가을을 맞이하는 지금. 하지만 이곳을 찾는 그 누군가에게 '마지널리아' ,
하고픈 한 줄이라도 되었기를 소망하며 글을 맺는다.
파스텔 & 색연필ㅡ(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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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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