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by 이영희

비석 하나

세우지 못한 무덤.

生卒도 남기지 않은 덩그러니 봉만 있는 무덤들.


그리고

재벌家인가, 아니면

대대손손 양반의 가문인가.

화려하게 '능'을 흉내 낸 무덤이 곳곳에 보인다.

좌우 문무대신에 신령스러운 동물을 세워놓았다.


자손들이

조상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아니면 자자손손 가문의 영광을 바라며

왕릉처럼 꾸민 것일까.


옛날에

공자를 공부했다는 자들이

공자의 道와 德이 후손들을 저절로 잘 되게 한 줄 모르고

묏자리 풍수가 좋은 탓에 공자 가문이

대대로 번성하는 것인 줄 여기는 이도 있었다 한다.

그렇다면

공자보다 묏자리가 더 훌륭하단 말이냐고

호되게 아찔하게 야단을 친 분이 계셨다는.


왕릉 같은 무덤가를 지나며

초라하든, 화려하던

무덤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해봐야

지금을 살아내는 인생살이에 견줄만하겠는가.


아무쪼록 지금 네 곁에 살아계신 부모님께,

지켜보고 있는 자식에게 제발 욕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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