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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리핑라이언 Mar 07. 2021

'수면교육' 책이 아니라 아기를 봐야죠

국민육아앱'베베슬립'CEO의 수면교육 FAQ챗봇 제작기

"수면교육과 관련된 책을 다 사모았다. 그리고 한 번도 펼쳐보질 못했다."



2020년 5월 14일, 로이가 태어났다.

로이는 병원과 조리원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고 건물 전체가 떠나갈 듯 울어댔다. 새벽 2시만 되면, 로이가 혼자 울고 있으니 내려와서 엄마가 진정시켜 보라는 전화가 잦았다. 조리원에서의 생활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이대로 퇴소해서 우리가 잘 키울 수 있을까? 제일 걱정되는 것은 잠이었다. 조리원이 천국이라던 누군가의 이야기는 헛소리처럼 들렸다. 잠에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었던 아내가 조리원 생활 동안 불면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당시 나는 법인을 만들고 공동대표와 수면 어플을 만들기 위한 기획을 하고 있었다. 조리원의 생활이 끝나갈 무렵, 나는 공동대표에게 '아기, 그것도 만 1세 미만의 아기를 위한' 수면 어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공동대표도 나와 아내의 처지를 백분 공감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아기수면앱 '베베슬립'을 개발하게 되었다. 


  조리원 퇴소와 함께 아기 수면과 관련된 서적들을 급하게 사모았다. '베이비위스퍼골드', '똑게육아', '육아상담소 수면교육' 등.. 마치 구급약통에 비상약들이 모두 마련된 것 마냥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앱 개발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던 때였고, 우선적으로 백색소음 콘텐츠만을 구성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했기에 읽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라도 우리 아이의 수면에 빨간불이 켜지면 급하게 읽어볼 요량이었다. 


  오늘은 이로이가 태어난 지 295일째 되는 날이다. 그리고 아직, 그 어떤 책도 펼쳐 본 적이 없다.




로이가 너무 잘잔다. 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조리원에서 퇴소한 뒤부터 시작된 수면 의식이 이제는 자리를 잡았고, 260일부터는 안방에서 모니터링하는 캠도 없이, 엄마&아빠도 없이 홀로 자는 로이가 되었다. 밤 8시에 잠들어 아침 7시에 찡얼거리며 우리 부부를 깨운다. 한 명이 로이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케어를 하며, 나머지 한 명은 아침 9시까지 숙면을 취한다. 낮잠 역시 하루에 두 번 빠트리지 않고 잘 자주고 있다. 

  물론 어떤 날은 밤잠 중에 여러 번 깨어나서 울었던 적도 있고, 잠투정이 심해 낮잠에서 수면 개시가 힘들었던 날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날들은 평균적으로 1주일을 넘기지 않았고, 대부분 아기의 급성장기와 맞물려 아랫니 윗니가 나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이의 아픔에 공감하며 더 애정과 애착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나는 아직도 수면교육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지만 '로이를 잘 재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 어떤 박사나 저자보다 더 잘 안다. 나는 로이를 재우기 위해 275번(산부인과, 조리원 기간 제외) 연구와 실습을 해왔기 때문이다. 장담컨데 내 평생중에 한 생명체에 대해 이렇게 집요하게 연구해본 적은 처음이다. 올해부터는 '수면교육'과 관련된 정보들을 앱에 탑재하기 위해 다양한 논문과 책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 정보들을 미리 섭취하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내용들이 저마다 상이하고, 극단적인 내용들도 넘쳐난다. 이 정보들을 미리 알았다면 아기에게 수면교육을 강요하였을 것이고 매일마다 급성장하는 아이에게 맞지 않는 기성복을 입히려고 하는 것처럼 서로에게 불편한 일이 되었을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시중에 떠도는 수면교육 방식대로 수면교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와 좌절을 맛보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당연한 결과다. 그러한 수면교육 방식들은 모두 자신의 아기를 키워본 편협한 결과물이거나, 남의 아기를 수면 코칭해주며 얻은 간접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수면교육은 '책'이나 '블로그', '유튜브'에서 익혀나가는 것이 아니다. "~~을 따라 해서 성공했어요."도 일시적인 성공일 뿐이다.  

  아이들은 매일마다 낮에 새로운 경험을 하고, 매일 새로운 밤을 맞는다. 성장발달이 가장 급변하기에 신체나 정서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이런 아기의 수면 교육에 있어서 학자나, 컨설턴트, 유튜버보다 훨씬 좋은 사람은 바로 당신 옆의 '남편'이자 '아내'다. 매일 아기의 수면 의식을 지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아기가 잠투정이 심할 땐 같이 고민하고, 아기 잠이 수월한 날에는 서로의 방식을 피드백해주는 것만으로도 매일 나아질 수 있다. 


  우리가 그랬다. 조리원에 퇴소해서 집에 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수면교육은 조금씩 조금씩 치밀해지고 있다. 그 과정과 결정을 내리는 것에는 '로이', '아내', 그리고 '나' 3자만 있을 뿐이다. 수면교육 책도 없고, 블로그나, 유튜브의 정보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수면교육에 대한 탐색은 위의 '3자'에 대한 끈끈한 유대를 점검한 뒤에 하여도 늦지 않다. 


  물론 월령별 아기의 평균 수면시간, 성장발달 포인트 등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아기를 잠재우기 위해 시도하는 '퍼버법', '쉬닥법', '안눕법'이나 기타 저자가 주장하는 글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았으면 한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기에게 지워지지 않는 큰 상처를 낼 수 있다. 수면교육 방식을 정하기 전에 우리 '아기'에게 집중하자. "주변에서 면허부터 따라고 해서 2종 보통으로 취득했는데, 알고 보니 제 차가 대형버스였어요."라는 우를 범하지 말자. 


  다음 글부터는 시중에 떠도는 수면교육에 대해 철저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기에) 분석해볼 생각이다. 이 멋진 항해를 같이 해보실 양육자분들은 구독을 꾹!!   : D



'21. 9월 8일~9월30일간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 제 또다른 직업인, 사운드스케이프(소리풍경)을 가지구요. 자연의 소리로 태교해주고 싶은 임신부나, 영유아들에게 새로운 청각경험을 선물하고 싶다면 저의 펀딩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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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여 아기 수면앱 '베베슬립'을 운영하는 CEO이자,

2020년 5월생의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누구보다 아기의 수면에 진심인 편입니다.


연재되는 글들은 아기수면앱 '베베슬립'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아기 출생일만 입력하시면 맞춤형 정보를 받아보실 수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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