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우산 아래 서 있으니
빗방울이 아니라 별빛이 나를 적신다.
세상의 구멍 난 것들 틈으로
하늘이 흘러내리는 순간,
나는 어둠 속에서도 길을 본다.
잉크가 번진 종이를 펼치니
글자는 사라지고 바다가 밀려온다.
파도는 잃어버린 문장을 대신하여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곳을 흔든다.
흐려짐 속에 오히려 선명해지는 것,
이름 붙일 수 없는 진실의 얼굴.
멈춘 시계가 나를 멈추게 하고
나는 드디어 지금에 머문다.
흘러가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듯
고요한 순간이 영원의 문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