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등대
어두운 길 위, 가로등 하나가 서 있다.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면, 그 빛은 천천히 내려앉아 발걸음을 감싸 안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밤마다 길을 지키며 텅 빈 골목에도 조용히 자신을 밝힌다.
돌아오는 이들의 어깨 위로 빛을 부드럽게 덮으며 속삭인다. “괜찮아, 집은 가까워.”
정작 자신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지만, 그는 흔들림 없이 서서 끝내 스스로 집이 되고, 빛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