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by sleepingwisdom

복숭아

솜털 가득한 뺨에 손끝을 대면

미세한 떨림이 일어난다

햇살을 품고 있던 살결은

고요히 숨쉬며 따스하다



첫 입에 터지는 아삭거림

투명한 단물이 혀를 타고 흘러

미지근한 온기로 목을 적시며

달콤한 기억들을 남긴다



속살은 향기로운 밀도로 차있어

달콤함 속에 숨은 새콤함이

초여름 바람처럼 스며들고

입술마다 계절이 머물다 간다


살점이 벌어지면 중심이 보인다

단단한 씨 하나

부드러운 품 속에 감춰둔

다음 해를 약속하는 작은 심장



복숭아야, 너는 여름의 애인

은밀한 단맛으로 나를 유혹하다

마침내 굳은 진심을 보여주며

영원을 속삭인다

복숭아.jpg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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