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by sleepingwisdom

소나기

창밖으로 쏟아지는 투명 실
나는 작은 카페 안으로 숨어든다

두 손에 감싼 따뜻한 잔,
빗소리를 따라 마음을 기울인다

톡, 톡, 톡—
유리창 두드리는 빗방울이
내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조용히 결을 만든다

분주히 달리던 시계바늘도
빗물의 리듬에 맞춰
한숨 쉬듯 멈춰 선다

아, 이것이 쉼이구나
이것이 살아 있음이구나

심장의 고동이 빗소리와 섞여
고요한 명상이 되어 흐르고,
도시의 소음은 잠들고
오직 꽃들만이 빗속에 웃는다

맑아진 공기, 감로수 같은 숨결,
씻겨진 거리와 더불어
내 영혼도 투명해진다

어느 순간 빗방울이 반짝인다
창틈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비와 손을 맞잡고 춤춘다

무지개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나는,
새로 씻긴 세상 속으로
천천히 발을 내딛는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