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눈

카메라

by sleepingwisdom

침묵의눈 카메라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깜빡이지 않는 눈동자로

세상의 모든 숨결을

받아안는다.



비가 내리는 새벽에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에도

고요히 지켜본다.

아무것도 묻지 않으면서.



누군가의 서둘러 지나가는 발걸음을,

누군가의 흘린 눈물을,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뒷모습을

그저 담아둘 뿐이다.


옳고 그름을 가르지 않는다.

단지 있었던 일들을

고스란히 품에 안고 있을 뿐.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내고,

소음 속에서도 침묵을 듣는다.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듯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새겨두지 않는다.


모든 기억의 보관자가 되었으면서도

스스로는 기억되지 않기를 바라는 듯.



고요한 사랑이다.

이름 없는 헌신이다.

끝없이 주기만 하는

침묵의 눈동자.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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