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응에 실패한게 맞다

4년간의 해외생활 후 한국 부적응기

by 쑝쑝

학령기 자녀를 데리고 해외 거주, 한국 복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애는 학교에서 잘 적응해요?"라고 묻는다.

아이는 생각보다 긍정적이고 밝아서 하루이틀 쭈뼛쭈뼛하다가

옮겨간 학교의 장점을 찾아 좋은 학교라고 말하며 즐겁게 다닌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복병은 나 자신에게 있었다.

길다면 긴 4년간의 해외생활 끝에 한국에 돌아갈때 쯤에는

한국의 빠르고 싼 온라인 배송과 맛있는 음식들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는 사교육을 구미에 맞게 골라서 다닐 수 있는 훌륭한 사교육 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가득 찼었다.

그것들은 기대했던만큼 편리했고 편안했다.


하지만 잊은 것이 있었다.

해외에서는 오롯이 우리 가족만 생각하며 살면서 저기 어딘가에 묻어뒀던

나에게 요구되는 역할들.

나는 엄마, 와이프는 물론이고 딸, 며느리였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었던 갈등의 씨앗들은 죽지않고

내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되살아났다.

예전에 나는 30대, 어딘가 어리숙하기도 하고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줄 알았는데

40대가 된 지금은 불합리함, 억울함, 끝도없이 커져버린 자립심으로

그냥이 안된다.


회사에 복직을 하고 다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냥 하면 되는 일이고 해봤던 일이고 생각보다 일머리가 죽지 않았었으니.

그런데 내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가족사이의 일은 달리 방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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