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물론 당신 자신도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을때가 많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이성의 끈을 놓게될까? 우리는 수많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정말 작은 것에 마음이 다치고 불안해하며, 생각 이상으로 조급해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런 당신을 바라보면서, '그냥 있는대로 받아들이고 순리대로 살자'라고 쉬운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당신은, 지금 거대한 '불안'의 행성에서 꼼짝도 못하고 단 한 발을 내딛고 나아갈 힘도 없는데, 누군가가 뜬구름 잡는 소릴 할 때면 정말 난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마음은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왜, 그토록 무엇이 당신의 평온한 마음에 물결을 일렁이게 만들고, 잔잔한 파도에 거친 바람을 만들어 온 바다를 헤집어 놓고서야 마는 것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을 잠식해버린 어떤 '무언가'가 꼭 외부 요인에만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불안은 우리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내고 또 재생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 여유롭게 무슨 일이든 받아들이겠노라고 겉으로는 호언장담하지만, 내면으로는 갈대처럼 쉼없이 흔들리고 작은 바람에도 쓰러질 수 있는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 여기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지금 이렇구나'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안은 나만 그렇게 느끼는게 아니구나 라고 마음 깊이 긍정해주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큰 일이나, 예기치 못한 일에만 불안을 느낄 것 같지만, 정말 작은 일에도 일상이 쉽게 무너지기도, 온 마음이 무너질듯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때, 아무도 관심을 나에게 가지지 않았을 때,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 어떤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냥 아무일 없어도 쉽게 감정에 지배되는 일이 우리에겐 더욱 자주 발생한다.
이렇게 감정의 영역이 우리의 일상을 크게 차지하고 지배한다면, 그 감정을 잘 다루어 나간다면 좋을텐데, 우리가 늘 그렇게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늘 마음먹은 대로,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을때가 많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 또한 우리가 짜놓은 시놉시스대로 따라와주지 않을 때가 더욱 많다.
작은 일로 예민하고 짜증이 나고, 화가나고 섭섭함이 생긴다면 그런 마음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부정하지 않고 너른 마음으로 따뜻하게 안아주자. 감정의 소용돌이에 우리가 온 몸으로 대항하고 맞써 싸운다고 해서, 늘 이길수도 없고 이긴다고 해서, 언제나 이성의 영역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 애초에 뭐든지 우리 힘으로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틀렸다.
모든 상황에,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고 나 중심에서 한 발짝 나와 좀 더 객관적인 상황을 조망한다고 생각하고 한 템포 멀찍이 서서 나를 바라보자. 시야가 좁게 볼 때는 잘 안보이고 답답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내 마음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조금은 실타래가 풀릴지도 모른다. 마치, 망원경으로 시내 한복판의 전경을 보다보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이 보이듯이, 내가 무엇 때문에 답답했는지, 나도 몰랐던 걸 알게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