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새로운 의학용어의 세계로 발을 들이다.

낯선 경험과의 조우는 또 다른 나의 세계관을 만들어준다.

by 이유미

내 옆에 서 있는 키가 평균키보다 커보이는 의사 선생님은 휴대폰 화면을 응시하면서 손가락으로는 연신 무언가 타이핑을 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서 의사분께 말을 건넸다. "음,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입사한 000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아, 네 반가워요. 못뵙던 얼굴 같은데 새로 들어오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오늘부로 이제 한 일주일째 되었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의사선생님 옆에서 통역할 날도 왔으면 좋겠어요."(방긋) 라고 나름 씩씩하고 다정하게 말을 마무리하며 말을 마무리하고, 나는 영어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난 후, 7층을 눌렀다. 그곳은 바로, 수술실이었다.


7층 문이 열리자, 크게 "Operation Room"이라는 팻말이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리고 한 번의 자동문 버튼을 누르니, 문이 열리고 그와 동시에 소독 냄새를 비롯한 각종 의약품들이 내 코를 찔렀고, 뭔지 모를 긴장감과 급박함이 번졌다.


나를 찾는건 수술실 1번방 안 쪽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간호사분이 나를 불렀다. "영어과에서 오셨죠?, 다른게 아니라, 통역이 필요한데 지금 저기 의자에 앉아계신 분이 싱가포르에서 오셨대요. 그런데, 여기 병원에서 수술받으신 경험이 있으신가봐요. 그 뒤로 그런데 후유증이 있으셔서 경과보러 다시 내원하신것 같아요. 통역 좀 부탁드릴게요."


"앗.. 경과를 본 적은 없는데, 더군다나 외국인 환자분이면, 내가 담당하는 영어권 국가의 환자분을 정식 대면해서, 수술실에서 통역을 하는건 처음이었기에 긴장감은 두배, 세배로 나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긴장만 하고 있을순 없었다. 재촉하는 듯한 간호사님의 호출에, 용기내어 그 싱가폴 출신의 환자분께 다가가 말을 건넸다.


"Hello, My name is Youmi Lee. I came to help you, and my duty is translate English into Korean in our hospital."


"Oh, hi, I'm from Singapore, My name is James and I came here to solve my problem again. I was taken surgery in this hospital but three weeks later, I couldn't open eyes completely many times and I want to see doctor that he had taken surgery in my eyes."


Oh, really? I'm sorry to hear that..Let me see.. I'll call the doctor that you want to see and we'll eargerly try to solve your problem.


목소리가 개미 기어가듯 떨렸지만, 힘을 내서 차분히, 또박또박 내 의사가 전달되게끔 했고, 혹시나 실수하더라도 내가 맡은 바 책임은 다하고 싶었다. 이윽고, 나의 직속상관인 상담실장님에게 개인 인터폰으로 호출을 했고, 수술실이 있는 7층으로 올라오셨다. 상담실장님은 그 싱가폴 출신의 진료, 수술 이력이 빼곡히 적혀있는 차트 여러개를 한 손에 들고 정중한 톤으로 환자분께 인사한 후, 환자분이 말하는 내용을 메모지에 자세히 필기하기 시작했다.


"음, 00씨, 2층에 내려가면, 00 의사분이 아마 계실거에요. 제가 뵙기론, 아까 다른 내국인 환자분 입술 필러 시술하고 계셨거든요. 그 시술이 30분정도 소요되는데 아마 지금이면 끝났을거에요. 양해를 구하고, 이 쪽으로 모시고 와주실수 있나요?"


"아, 네 상담실장님. 금방 내려가서 관련 사항 전달 드리도록 할게요!"


7층 수술실 자동문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려니 만원이라서 비상계단으로 가는 출구로 빠르게 2층으로 내려갔다. 첫 출근 후부터 여기저기 층마다 바쁘게 돌아다니고, 업무를 도와준 탓에 갑자기 다리에 쥐가나기 시작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2층에 도착하고 나서, 상담실장님이 말씀하셨던 의사분을 찾았다. 데스크에 앉아있는 한 직원분이 그 의사분은 지금 막 시술이 끝났다고 했다. 예상대로, 벽면 한 쪽 코너에 있는 시술실에서 막 집도를 끝내고 나오시는 참이었다. 어, 근데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이었다. 바로, 내가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옆에서 마주쳤던 훈훈한 의사선생님이었다!


아, 통성명도 안하고 얼굴만 뵈었었는데 그 분이구나 싶었다. 그 분 옆에서 통역한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그 의사분께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한 번 뵜었죠, 다름이 아니라, 7층 수술실에서 싱가폴 출신 한 분이 저희 병원에 내원하셨는데 쌍커풀 수술을 하셨었나봐요. 그런데 지금 부작용때문에 경과보러 오셨구요. 지금 제 상관분인 상담실장님과 같이 계세요."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때 쌍커풀 수술을 집도했었는데 문제가 생겼나 보군요. 얼른 같이 가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그 의사분과 나는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고 알 수 없는 적막함과 어색함 반, 두번째 만남이라는 친근감 반이라는 마음을 동시에 안고서 7층에 도착했다.


"상담실장님, 의사분 모시고 왔습니다."


상담실장님과 의사분, 싱가폴 출신 환자분은 서로 몇 차례 대화를 주고 받은 후에, 수술실 안 쪽에 딸려있는 작은 방으로 갔고, 나도 같이 동행했다.


그 곳에는, 한 대의 컴퓨터와 수술용 디자인을 집도할 때 구상할 수 있는 여러 기구들이 있었고 여러 진료용 차트들도 같이 분류되어 있었다.


그때, 상담실장님의 바지 한 쪽 포켓에서 호출기가 울려댔고, 실장님은 나에게 업무를 인계하고 급히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셨다.


"그래, 이 의사 분 옆에서 통역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잖아, 긴장되지만 열심히 해보자!"라고 다짐했고,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그 환자분의 말하는 부분을 통역해드렸다. 의사분은 6층으로 한 층 내려가서, 약제팀에 들러 처방전을 받게 도와드리고, 지금 묵으시는 호텔까지 가는 택시를 00앱을 통해 잡아드리라고 하셨다. 그 의사분과 나는 업무를 통해 가까이 대면할 기회를 얻었고, 서로 다른 일로 다시 흩어졌다.


나는, 환자분을 끝까지 케어해드리고 다시 내 담당 사무실이 있는 4층으로 갔다. 갑자기 피곤이 물밀듯이 덮쳐서 잠깐 졸고 있는데, 구두 소리를 또각 또각 내면서 또 다른 상담실장님이 들어오셨다. "00씨, 아까 그 통역 업무는 잘 되었나요?"


"네, 수술 경과보는 통역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되었지만, 상담실장님이 도움 많이 주셔서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그래요,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우리 영어과 휴일은 평일에 돌아가면서 랜덤으로 써요. 보통, 상담실장님들이 먼저 쓰고 싶은 휴일 날짜를 정하고, 그 다음에 남는 휴일을 신입사원이 쓰죠." 라고 알려주셨다.


"아,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라고 말을 주고받은 뒤, 다시 서로의 모니터로 시선이 옮겨졌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퇴근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6시 반. 오늘 배웠던 의학용어들을 좀 정리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다음 통역할 때 조금이라도 덜 긴장될테니까." 라고 스스로 말하면서, 밀려드는 졸음을 애써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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