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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May 28. 2018

[인터뷰] '예쁜누나' 정해인 "서준희와 공통점?

좋아하는 여자에겐 솔직 "①



서준희와의 작별이다. 매회 남다른 화제를 몰았던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지난 19일 종영했다. 드라마는 끝나도 팬들은 여전히 '시즌 2' 제작을 부르짖으며 아쉬움을 달래는 중이다.


그 중심엔 서준희가 있다. 그리고 연하남 신드롬을 다시 부른 배우 정해인(30)이 있다. 2018년 봄, 지금 가장 뜨거운 배우 정해인을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해인은 흰 셔츠에 검은색 재킷을 입은 수트 차림으로 나타났다. "비슷하죠. 서준희처럼 입고 왔습니다"라는 말에선 그 역시 아직 서준희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이 여실히 느껴졌다.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작품은 처음이었어요. 촬영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남은 일수를 계산하면서 안타깝고 아쉬웠죠. 어떤 작품이든 끝나면 시원 섭섭함과 후련함이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냥 공허해요. 인터뷰 하려고 앉아 있지만 서준희가 여기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못 빠져나오기도 했는데 (서준희가) 저랑 일치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작가님도 '나는 너라는 사람을 몰랐지만 어떻게 이렇게 딱 맞는 사람이 나와서 했냐. 소름 돋을 정도로 놀랐다.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


서준희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가 가정을 책임지지 않고 떠난 후 누나와 함께 살면서 조숙해질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정해인은 서준희의 그런 면에 특히 공감했다.


"저도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웠고, 애늙은이처럼 굴었어요. 늦둥이 동생이 있어서 제가 동생을 챙겼죠. 아버지가 해주지 못한 걸 형으로서 챙겼어요. 그래도 서준희는 유머러스한 게 있는데 전 쓸데없이 진지해요. 재미가 없죠. 친구들이 저한테는 농담을 안 해요. 항상 진담으로 받아서 분위기가 이상해지니까."             





정해인의 표현에 따르면 서준희는 "남자가 봐도 멋있는" 남자다. 사랑 앞에서는 언제나 '직진'이었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어떤 계산도 없이 윤진아에게 올곧은 마음을 표현했다. 때로 그 모습이 미숙하게도 그려졌지만, 진심만큼은 순수했다.


"저와 서준희요? 좋아하는 여자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점, 용기를 내는 점 등에서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아가 자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대 보라고 하는데 준희가 못 댄다고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냥 윤진아라서 좋다고 하죠. 그런 말들이 너무 와닿았어요. 몇 가지 때문에 네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사람 자체가 좋은 거죠."


그가 서준희에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데에는 손예진의 도움이 컸다. 연기 경력 2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선배는 신인 티가 묻어나는 정해인을 언제나 배려했다.


"누나한테는 저를 배우 이전에 사람으로서 존중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처음엔 엄청 부담스러웠어요. 저는 경험이 적고, 예진 누나는 쌓아 온 커리어가 있잖아요. 내 부족함 때문에 그 커리어에 누가 갈까 봐 두려웠어요. 그런데 누나가 "해인이 너는 서준희 그 자체니까,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표현해 줬으면 좋겠어. 잘하고 있어"라고 했는데 정말 힘이 됐어요. 그 문자를 캡쳐해 놓고 힘들때 마다 봤습니다." 



            



손예진의 배려는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또 열렬한 '케미'로 이어졌다.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온라인에는 두 사람의 로맨틱한 순간들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곤 했다.


"저희는 리허설을 많이 안 했어요. 한 번 하고 끝이었죠. 그만큼 연기에 대한 감각을 상대 배우에게 열어 놔야 했어요.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니까 제가 하던대로만 하면 안 됐죠. 그래서 더 생생하고 돌발적인 장면이 나온 게 아닐까 싶어요. 리허설은 할수록 정제되니까요. 감독님도 그걸 원치 않으셨어요. 중요한 신일수록 리허설을 안 했어요."


두 주연 배우의 몰입에 화룡점정을 찍은 건 안판석 감독의 신념과 솜씨였다. 그를 캐스팅한 안 감독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정해인은 존경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 현장은 누가 소리를 지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아주 조용했는데 일은 빨랐어요. 감독님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어요. 스태프분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하세요. 이름을 부르면서 막내 스태프까지 살뜰히 챙기시는데 너무 감동이었죠. 촬영도 12시간을 넘긴 적이 없어요. 하루 8시간씩 푹 자면서 연기했습니다. 감독님한테 들은 얘긴데, 스태프들이 대본을 받으면 구석에 가서 울었대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 작품에 매진하고 있단 걸 느꼈죠."



②편으로 이어짐.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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