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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un 10. 2018

[리뷰] 시리즈의 힙한 컴백

'오션스8' 관람포인트 4



2001년 '오션스 일레븐'으로 시작한 '오션스' 시리즈가 2004년 '오션스 트웰브'와 2007년 '오션스 13'에 이어 11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캐스팅으로 돌아왔다. 이번 사기극의 주인공은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가 아니다. 


전작에서 대니의 여동생으로만 등장했던 데비, 산드라 블록이다. 2018년엔 여자들이 무대의 주인공 자리로 들어왔다. 이 파격적인 변화는 어색함보다는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완벽한 캐스팅


'오션스8'은 사기꾼들이 뭉쳐 1500억 달러 가치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케이퍼 무비다. 목걸이뿐만 아니라 관객의 마음까지 훔칠 수 있을지, 그 반은 캐스팅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점에서 '오션스8'은 100점 만점에 적어도 50점은 먹고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다.


감옥에서 5년 동안 완벽한 범죄를 설계한 데비 역의 산드라 블록이 첫 번째 선수로 등장한다. 가석방 심사에서 범죄에는 이제 손을 떼고 평범하게 살겠다고 선언하지만, 그럴 리가. 감쪽같은 연기력, 능숙한 손놀림의 데비는 등장하자마자 베테랑의 면모를 보이며 관객을 순식간에 몰입으로 이끈다. 여기에 데비의 파트너 루 역으로 케이트 블란쳇이 합류한다. 긴 다리와 강한 팔, 시크한 패션의 루는 거기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강렬하다.


작가, 배우, 쇼 진행자 등을 겸업하는 만능엔터테이너 민디 캘링은 보석 전문가 아미타로 변신한다. 사라 폴슨은 겉으로는 평범한 주부지만 알고 보면 범죄 전문가인 태미를 맡아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세계적 가수 리한나도 '오션스8'가 된다. 그는 천재 헤커 나인 볼로서 특유의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맘껏 펼친다. 라이징 스타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 아콰피나는 눈보다 손이 빠른 소매치기 콘스탄스로 등장한다.


영화계 팬덤이 탄탄한 헬레나 본햄 카터는 90년대 잘 나갔지만 지금은 '한물간' 패션 디자이너 로즈 바일로 '오션스8'의 멤버가 된다. 마지막으로 1500억 달러 다이아몬드 목걸이 '투생'을 목에 거는 파티의 주인공 다프네 클로거로 앤 헤서웨이가 출격한다.             




짜릿한 케미


설계자, 소매치기, 해커, 보석 전문가 등 전부 모였다. 개성 강한 인물들이 모이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 수도 있지만 '오션스8'의 조합은 매끈하다. 그리고 화려하다. 무엇보다 이들이 보이는 우정은 여성 영화를 기다린 관객들에 오아시스 같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케이퍼 무비가 흔히 서로 속고 속이는 긴장감으로 극을 이끄는 데 반해 '오션스8' 팀은 협력으로 뭉친다. 무엇보다 데비와 루 교환하는 눈빛에선 오랜 파트너에 대한 신의가 묻어난다. 다른 멤버들 역시 자신의 역할에 집중한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범죄엔 큰 어려움이 없다. 해결하기 힘들어 보이는 과제도 순식간에 정리되고 뚜렷한 적대 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이 지루함으로 변할지, 시원한 통쾌함이 될지는 관객의 기호에 달렸다. 


            


패셔너블


범죄 배경은 패션의 도시, 뉴욕이다. 뉴욕의 랜드마크인 까르띠에 맨션을 비롯해 영화가 비추는 장소들은 '패셔너블' 그 자체다. 힙한 루의 성격을 담은 오션스 팀의 본부는 로마네스크 복고 양식의 건물이며, JFK공항에서는 런웨이 쇼가 펼쳐진다. 격전지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멧 갈라가 열린다. 미술관에 전시된 주얼리 컬렉션도 볼거리다.


멤버들의 패션도 개성이 넘친다. 데비는 우아하면서도 드레시한 룩을, 루는 자유롭고 카리스마 있는 룩을, 나인 볼은 자신만의 스트릿 패션을, 로즈 바일은 패션 디자이너 다운 과감한 룩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멧 갈라에서 등장하는 수십 벌의 드레스도 볼거리다. 특히 파티의 주인공 다프네 클루거가 입는 핫핑크 드레스는 발렌티노의 작품으로, 긴 망토가 왕족의 느낌을 준다.        


     


보너스 카메오


카일리 제너, 하이디 클룸, 케이티 홈즈, 다코타 패닝 등 이름값 하는 셀렙들의 카메오 등장도 놓치지 말자. 보그 편집장인 패션계 거물 안나 윈투어, 테니스 황제 세레나 윌리엄스 까지 등장한다. 러닝 타임 110분. 12세 이상 관람가. 6월 13일 개봉 예정.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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