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팔년 형사들의 좌충우돌 수사기[종합]
장르물의 명가 OCN이 ‘보이스’, ’터널’, ‘나쁜 녀석들’의 계보를 이을 또 하나의 명작 탄생을 예고했다. 형만한 아우는 없다는데 ‘굿와이프’로 동명의 미국 원작 드라마를 국내 정서에 맞는 걸작으로 탄생시킨 이정효 PD가 다시 한번 리메이크에 나선다.
이미 미국, 스페인, 러시아, 체코에서도 리메이크 된 바 있는 동명의 영국 BBC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가 그 주인공. 여기에 정경호, 박성웅, 고아성, 오대환, 노종현이 합세하며 라인업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다.
그러나 마냥 꽃길이 예약된 건 아니다. 앞서 ‘미스트리스’가 높은 화제성으로 시작해 아쉬운 시청률 성적표를 남기고 종영한 지라 비포장 도로에서 그 행보를 시작하게 됐다.
OCN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연출 이정효/극본 이대일/제작 프로덕션 H)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정경호, 박성웅, 고아성, 오대환, 노종현이 자리했다.
이정효 PD는 이미 리메이크작을 한국적 정서로 잘 풀어낸 전력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는 ‘라이프 온 마스’를 풀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냐는 말에 “배우들의 감정선에 제일 중점을 뒀다. 대본상에 이미 감정이 있지만,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가장 한국적으로 드라마를 풀어가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원작과의 비교에는 “워낙 유명하고 인기있는 원작이라서 제가 뭘 따라하기보다 우리만의 ‘라이프 오브 마스’를 만드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서 나쁜 남자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진 헌트의 동일선상에 있는 강동철 역의 박성웅은 “제가 리메이크하는 인물이 그렇게 섹시한 캐릭터인 줄 몰랐다. 사실 원작을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박성웅은 이효정 PD를 믿고 연기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강렬한 배역이 많았던만큼 매 작품에서 유행어가 탄생했다는 말에 “이번에는 ‘신세계’ 대사를 ‘라이프 온 마스’에서 해석해 봤다”고 귀띔해 기대를 모았다. 박성웅은 이번 드라마를 위해 10kg를 찌워 조금은 푸근해진 인상으로 이날 인사를 전했다. 살을 찌우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정경호가 냉철한 과학수사를 하는 2018년 형사라면, 강동철이 하는 88년도 수사에는 그런 게 없다”라며 캐릭터 차별화를 위한 방법이었음을 설명했다.
처음 같은 작품에 임하게 된 정경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는 박성웅의 말이 화기애애한 촬영 현장 분위기를 엿보게 됐다. 정경호 역시 “매순간 노력하시는 선배님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거 같다. 한 작품 안에서 대사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게 영광인 거 같다”라고 존경을 표현했다.
정경호는 지난해 ‘미씽나인’을 시작으로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프 온 마스’에 이르기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빠르게 차기작을 결정한 계기에 대해 그는 이효정 PD와 함께 작업했던 ‘무정도시’를 언급했다. 정경호는 “PD님과 너무 행복하게 즐겁게 촬영을 했다. 감독님이 하신다고 하니까 사실 대본도 안 보고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정효 PD 역시 정경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는 정경호를 ‘매 작품마다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또한 박성웅에 대해서는 “사실 선배님 작품을 다 보기는 했는데 크게 기억이 없었다. 근데 영화 ‘메소드’를 보면서 캐릭터에 욕심이 많은 배우라고 느껴졌다. 드라마 첫 미팅때 이걸 왜 나한테 주냐고 하시더라”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PD로 부터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칭찬을 받은 고아성은 시대물에 임하게 된 것에 기쁜 마음을 전했다. 시대에 맞는 옷을 입고, 세팅하는 작업이 즐겁다고. 이에 박성웅은 “4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하셔서 23년차 배우다. 저보다 선배님이시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눈길을 끈 배우는 바료 신예 노종현이었다. 지난해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통해 데뷔해 벌써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 것. 이효정 PD는 “대본을 열심히 해석해서 잘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선배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인 88년에 특별한 의미가 있냐는 말에 이효정 PD는 “시나리오의 설정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88년 당시 고1이였다는 박성웅은 “제가 그 시대 사람이라서 감사한 건 촬영할 때 스틱 차량을 운전할 수 있다는 거였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는 2018년 형사 박태주(정겨오 분)가 연쇄살인 용의자를 쫓던 중 ‘수사반장’ 시그널이 브라운관에서 흘러나오던 1988년에 깨어나며 발생하는 사건을 그린다. 오는 9일 밤 10시 20분 OCN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게 된다.
에디터 강보라 mist.diego@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