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24시간 에어컨 가동’ 상태인 집이 많다.
과연 여름철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누진제가 개편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에어컨 가동으로 추가되는 전기요금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시로 조회만 한다고 쓰는 전기요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먼저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이듯이, 에어컨에 대한 관련 상식을 잘 알고 있어야 요금 줄이기와 고장 없이 유지하기에 성공할 수 있다.
★인버터형vs정속형
일단 에어컨의 종류부터 파악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 생산되는 에어컨은 거의 다 인버터형이지만, 2010년대까지는 ‘정속형’ 에어컨이 많았다. 두 타입은 가동시켰을 때 쓰는 소비전력의 증감에서 차이가 있는데, 인버터형은 초반 20~30분간 가장 소비전력이 크고 이후에는 낮은 전력량을 유지하며 운전한다. 반면 정속형은 인버터형보다 낮은 소비전력으로 시작하지만, 이 소비전력이 일정 시간마다 낮아졌다 높아졌다를 반복한다.
때문에 같은 시간 동안 냉방을 할 때, 인버터형은 쭉 켜놓는 것이 이익인 반면 정속형은 일정 시간 동안 켜 뒀다가 끄고 더워질 때 다시 켜는 방법이 여전히 전기요금 절약에 유효하다. 에어컨이 어떤 타입인지는 제조사에 확인 가능하며, 보통 2011년 이전 모델에 정속형이 많다.
★냉방보다 송풍, 제습이 전기 덜 쓸까?
에어컨 리모콘을 만지작거릴 때 항상 세 가지 모드 중 고민을 하게 된다. 바로 냉방-송풍-제습인데, 차가운 냉방 에어컨 바람이 싫은 사람들은 습기만 제거해 시원한 효과를 주는 제습을 특히 선호한다. 이 중 냉방과 제습은 소비전력에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최근 화제를 모았으나, 대부분의 인버터형 모델에선 제습 모드 쪽이 절전 효과가 있다.
이는 에어컨 안의 압축기가 냉방일 때보다 제습일 때 덜 작동되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송풍 역시 절전효과가 있지만, 차갑지 않은 바람을 그저 날려주기만 하고 제습 효과는 없으므로 나머지 두 모드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 다만 냉방과 제습의 소비전력 차이는 구형 에어컨의 경우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전설치하면 에어컨 성능이 떨어진다?
중고 에어컨을 구매하려고 할 때 늘 고민되는 부분은 ‘이전설치’에 관련돼 있다. 신품 에어컨보다 저렴하지만 이전설치 비용과 합치면 크게 이익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혹시 에어컨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고 에어컨의 이전설치는 위험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설치기사의 역량이 크게 좌우하긴 하지만, 이전설치를 반복할수록 에어컨의 구성부분들이 약해지면서 냉매가 빠져나가는 등의 문제가 생기기 쉬워진다.
대표적인 고장인 냉매 유출의 경우, 추가 충전을 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 1~2년에 한 번씩 여름을 앞두고 방문기사를 불러야 할 수도 있다. 출장비와 수리비 등을 계속 지출하는 것과 신품을 사는 것 중 저울질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에어컨 곰팡이 막으려면…끄기 전 ‘송풍’ 10분
실내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별로 없는 ‘송풍’ 모드는 사실 다른 곳에 쓸모가 있다. 다름아니라 에어컨 내부의 습기를 말리는 효과다. 에어컨을 냉방으로 오래 켜면 내부에 습기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 습기를 그냥 방치하면 먼지와 뒤엉켜 때가 되고 심하면 곰팡이가 피어나기도 한다.
손쉽게 이 곰팡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이 끄기 전 송풍 모드로 10분 정도 운전하는 버릇이다. 에어컨 안의 습기를 일부러 닦아낼 필요 없이 손쉽게 말려 세균 번식이나 곰팡이를 방지할 수 있다.
에디터 이예은 yeeuney@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