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둘러싼 기록 4
하루 쉬고 준결승이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축구팬이라면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연장 혈투 끝 승리에 하루쯤은 취해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맥축구’의 아이콘에서 ‘역대 최강의 와일드카드’로 완전히 여론을 뒤집은 황의조의 활약이 있다.
한국은 27일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연장전 끝에 4대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황의조가 전후반 통틀어 3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연장전에서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이 더해지며 가까스로 승리했다.
‘황의조에서 시작해 황의조로 끝났다’며 찬사 일색인 가운데, 목표인 금메달까지 아직 두 경기를 남기고 있는 황의조의 이번 대회 관련 각종 기록과 평가들을 모아본다.
★남은 두 경기…황선홍의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골’ 넘봐
27일 우즈벡과의 8강전까지 황의조는 한국의 14골 중 절반이 넘는 8골을 넣었다. 또 그 중 한 경기에 3골을 넣는 해트트릭이 두 번이다. 현재까지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다골을 기록한 한국 선수는 황선홍이다. 황선홍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총 11골을 넣었고, 특히 네팔과의 경기에서 1경기 8골을 기록했다.
그 뒤는 ‘독수리’ 최용수의 총 7골이었지만, 황의조가 8골을 달성하면서 이미 2위 자리는 확보했다. 남은 두 경기에서 지금까지처럼 활약한다면 황선홍의 아시안게임 최다골을 넘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역대 최강의 와일드카드’, 이전 와일드카드의 흑역사는?
출전가능 최대연령인 23세보다 더 많은 나이의 선수를 3명까지 투입 가능한 와일드카드 제도는 경험치가 더 높은 베테랑들을 투입해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림픽(1996년부터)과 아시안게임(2002년부터) 도입됐다. 그러나 이름값 높은 와일드카드들의 활약은 생각보다 기대에 못미쳤다.
2002년 부산 대회 때 와일드카드 이영표가 이란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실축으로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지금도 회자된다. 2006년 도하 대회 이천수, 2010년 광저우 대회 박주영도 각각 대회를 통틀어 1골, 4골만을 넣었고 4위, 동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2경기를 넘기고 8골이나 넣은 황의조의 득점력이 돋보이며 ‘역대 최강의 와일드카드’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 대회 해트트릭 2번, 단일 국제대회 한국 남자선수로는 처음
한 경기에서 3골을 넣는 ‘해트트릭’은 사실 아무리 골을 잘 넣는 공격수라 해도 한 번 작성하기가어렵다. 황의조는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바레인전에서 3골,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3골로 이번 대회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16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부터 성인 A대표팀까지 통틀어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에서 단일 국제대회 중 2번 해트트릭을 달성한 사례는 황의조가 처음이다. 여자축구에서 두 차례 단일 국제대회의 2번 해트트릭 작성 사례가 있긴 했다.
★’왜 월드컵에는 없었지?’ A대표팀에서의 기록 '1골뿐'
황의조는 지난달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신태용호’에는 선발되지 않았다. 때문에 K-리그나 J-리그를 챙겨 보는 축구팬이 아니라면 이름조차 모르는 이도 많은 선수였다. 그러나 사실 황의조는 이전에도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다. 2015년 슈틸리케 감독 재임 당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뛸 대표팀 명단에 올라갔고, 당시 라오스전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이어서 레바논전에서도 교체로 뛰었지만 득점은 없었다.
같은 해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선 A매치 3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당시 경기는 황의조뿐 아니라 지동원, 기성용의 골로 3대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A매치에서의 골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2017년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평가전(러시아, 모로코전)에서 두 차례 뛰었을 뿐이다. 27일 신임 벤투 감독이 발표한 1기 명단을 통해선 다시 태극마크를 단 만큼 A대표팀에서도 더 많이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디터 이예은 yeeuney@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