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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an 06. 2017

성장과 모험... 디즈니표 '당당한 여성 캐릭터' 5

우아한 공주풍, 순종적 여성상으로 대표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어느 순간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모아나’(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는 강인한 여주인공의 성장과 모험을 담아 이 긍정적 변화에 힘을 싣는다. 부드러움보다 단단함, 안주보단 도전을 택하며 관객들 마음에 쏙 박혀버린 디즈니표 ‘당당한 여성 캐릭터’를 살펴봤다. 



1. 포카혼타스(1995)            

1607년 신대륙 탐험의 시대, 젊은 미남 선장 존 스미스와 황금에 눈 먼 총독 존 레드클리프는 모험을 떠난다. 이들이 신세계 버지니아에 닻을 내리자 원주민 마을에는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스미스는 우연히 원주민의 딸 포카혼타스와 사랑에 빠지고, 황금을 빼앗기 위해 인디언과 전쟁을 선포한 레드클리프의 계획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포카혼타스’(감독 마이크 가브리엘)는 실존인물인 포카혼타스와 존 스미스의 사연을 모티브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아메리칸 원주민과 영국인 간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 그녀의 삶이 영화에 고스란히 옮아와 진취적인 여성상을 밝혔다. 본편과 후속편을 통해 삼각관계 로맨스를 벌이며 ‘남주인공과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디즈니 클리셰를 깨버린 장본인이다. 



2. 뮬란(1998)            

파씨 가문의 외동딸 뮬란은 자기 주장이 워낙 강해 선을 볼 때마다 퇴짜를 맞는다. 그러던 중 훈족이 국경을 침략하자 뮬란의 아버지도 징집 명령을 받게 되고, 뮬란은 고민에 빠지고 만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 아버지는 죽음이 예고된 전쟁에 출전을 결심한다. 여자의 몸으로는 절대 전쟁에 나설 수 없는 뮬란은 결국 남장을 하고 아버지대신 전장에 나서는데...


‘뮬란’(감독 토니 밴크로프트, 베리 쿡) 속 뮬란은 ‘여자는 조용하고 공손해야 한다’는 당시 관념에 어울리지 않는 괄괄한 품행을 선보여 디즈니 여성 캐릭터의 진일보를 이룩했다. 이전까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디즈니 프린세스의 전쟁신도 눈길을 잡아끈다. 뮬란의 프로듀서 팜 코츠는 “이 영화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강한, 여성성과 남성성 두가지를 모두 갖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을 추구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3. 라푼젤(2010)            

장장 18년을 탑 안에서만 지낸 끈기만점의 소녀 라푼젤. 어느 날 자신의 탑에 침입한 도둑 라이더를 한 방에 때려잡고, 그를 협박해 꿈에 그리던 집 밖으로의 모험을 단행한다. 매일 탑에 갇혀 험난한 여행을 상상하건 라푼젤은 군기 바짝 든 왕실 경미마 맥시머스의 추격, 가짜 엄마 고델의 음모 등 흥미진진한 사건 속에 직접 뛰어들며 스릴을 만끽하는데...


‘라푼젤’(감독 네이슨 그레노)은 18년 동안 탑에 갇혀 지낸 라푼젤로 은유,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억압하고 강요해왔던 여성성에 대한 차분한 재고를 요청한다. “바깥 세상은 위험하다”는 거짓된 고정관념처럼 우리 사회의 여성성도 거짓된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걸 정확히 찌른다. 왈가닥스럽고 호기심이 넘치는 라푼젤 캐릭터의 매력도 영화의 메시지에 당위성을 심는다. 



4. 겨울왕국(2013)            

 아렌델 왕국의 두 공주인 언니 엘사와 안나. 하지만 어린 시절 엘사의 얼음 마법으로 인해 안나가 다친 후 부모님은 그녀의 마법을 잠재우려 외부와 어떤 접촉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안나를 다치게 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살다 어른이 된 엘사는 여왕의 자리에 오르지만, 대관식 날 밤 비밀이 밝혀져 왕국을 떠난다. 그리고 아렌델에 모든 게 얼어붙는 겨울의 저주가 닥친다.


‘겨울왕국’(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은 두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남-녀 주인공을 강조했던 이전 디즈니 작품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남성 캐릭터들의 도움을 받거나 조력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겨울왕국’ 속 엘사와 안나는 남성 캐릭터의 도움보다도 스스로의 힘으로 고난을 이겨나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5. 모아나(2017)            

모든 것이 완벽했던 모투누이 섬에 어둠의 저주가 깔리자,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는 섬을 구하기 위해 머나먼 항해를 떠난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신이 선택한 전설의 영웅이자 모든 저주의 원인이 된 마우이의 힘이 필요한 상황. 어렵사리 파도를 헤치고 마우이를 만난 모아나는 그와 함께 좌충우돌, 얼렁뚱땅 운명적 모험을 시작한다.


‘모아나’(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는 ‘포카혼타스’ ‘라푼젤’ 등 보다 더 진취적인 소녀의 모습을 그린다. 누구나 그렇듯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던 10대 소녀 모아나가 바다가 자신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온갖 역경에 굴하지 않고 영웅으로 거듭나는 스토리를 그린다. ‘난 못 해’라고 외치던 소녀가 꿈을 향해 한 발짝씩 걸어가며 도약하는 모습은 걸크러쉬 매력이 물씬 풍긴다.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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