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칭 더 보이드' 프레스콜 (종합)
김선호가 연극 '터칭 더 보이드'를 통해 돌아왔다.
20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터칭 더 보이드' 프레스콜에 열렸다. 이날 김선호, 신성민, 김선호, 이휘종, 손지윤, 이진희 등은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연극 '터칭 더 보이드'는 1985년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의 서쪽 빙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생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김동연 연출은 이번 작품을 연출한 계기에 대해 "대본을 읽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대사들과 이야기가 좋았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했다. 살려고 하는 의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의미일 것 같았다. 그분에게 닿으면 충분히 큰 힘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운드나 빛 등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려고 했다. 상상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표현하고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심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관객들에게 구체적인 절벽을 보여주기보다는 인물들은 처한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나아가는가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김선호가 약 9개월 만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선호는 간담회 시작 전 먼저 무대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미리 적은 이야기를 취재진에게 전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진심 어린 반성을 보여주며 마음을 울렸다. 이후 이어진 자리에서 김선호는 이번 작품의 연기방향을 밝혔다.
그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대해 "이 작품의 다큐멘토리도 봤다. 순수하게 산악인들은 산을 좋아하더라. 그러한 순수함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선호는 복귀작으로 연극을 선택한 것에 대해 "오래전에 제안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신성민를 통해 대본을 보게 됐다. 영화와 연극을 가려서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동료들과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대가 경사면인데 무대를 들여올 수 없어서 엎드려서 연습했는데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이 즐거웠다. 매 순간이 연기공부에 소중한 순간이었다"면서 연습과정을 전했다.
김선호는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에 대한 물음에 "현재 제 상황과 크게 겹친다고 연기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전달한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할수록 저와 조의 얘기는 달랐다. 조금 떨어져서 공부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선호 이외의 다른 배역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사이먼 역할의 배우들은 "사이먼과 조의 관계, 그런 상황에서 느꼈을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다양하게 해보면서 답을 찾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조도 그런 점을 감싸려고 했다"고 말했고, 세라 역할의 이진희는 "조의 환상이었기 때문에 조의 삶의 의지가 확고해서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절벽을 표현한 무대가 독특한 느낌을 줬다. 김동연 연출은 '무대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에 대해 "무대디자인은 수십번 고쳤다. 실제적으로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무대가 단절되어 있는 호흡이 있고 위태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사운드는 서라운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다. 소극장에서 공포감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공허의 소리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를 둘러쌓고 소리를 내는 것이 자연 속에서 고립되어 있는 것을 관객도 소리를 통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조명이나 영상이 같이 도와주는 관객들도 같이 조나 사이먼이나 감정이나 상태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스태프들과 같이 고민했다"고 무대제작 방향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실제인물을 표현한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신성민은 실제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어디까지 보여줘야할지 고민이 더 많았다. 일어났던 상황이고 과거의 일이다. 인물의 캐릭터보다는 상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저는 산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이번 작품 때문에 클라이밍도 해보고 영상도 봤는데 할수록 더 멀어졌다"며 웃어보인 뒤 "영상을 보면 많이 놀랐다. 그래서 존경심이 생겼다. 그분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더라. 제가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별하고 거창한 포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숨쉬는 것과 같았다. 제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산이 좋아야하는데' 라는 생각을 가지면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숨쉬는 것처럼 다가갔다"고 연기방향을 밝혔다.
한편 연극 '터칭 더 보이드' 7월 8일부터 9월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