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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Dec 19. 2016

핏빛 고전 재해석한 ‘벙커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지난 6일 개막한 영국의 촉망받는 연출가 제스로 컴튼의 국내 초연 연극 ‘벙커 트릴로지(The Bunker Trilogy)’가 내년 2월1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제1차 세계대전 속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 아가멤논, 맥베스 등 총 3개의 고전을 재해석한 독립된 이야기로 진행되는 옴니버스 작품이다. 2013-2014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전석 매진, 2014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 최고 연극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떨쳤다.


역사의 고증보다는 고전의 캐릭터를 차용하고 현대적 관점으로 재기발랄하게 재해석했다. 국내 초연은 영국인에게 익숙한 역사적 상식을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배경 설명을 보강했다.


아서왕 전설을 재해석한 '모르가나'는 아더, 랜슬롯, 가웨인 등 원탁의 기사들 이름을 별명으로 가진 영국 청년들이 전쟁터의 한 벙커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은 독일군의 폭격 속에서 참담한 전쟁의 실상을 마주하고 점점 지쳐간다. 그러던 중 가웨인이 무인지대에서 만난 여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셋의 감정이 엇갈린다.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의 고대 희랍극 '아가멤논'을 모티브로 한 '아가멤논' 에피소드는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중인 최전방 전선을 배경으로 한다. 영국인 부인 크리스틴을 둔 독일군 알베르트가 저격수로 전쟁에 참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독일과 영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전쟁의 광기가 커질수록, 둘의 운명이 파국으로 치닫는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재해석했다. 점점 길어지는 제1차 세계대전 속 전쟁의 피와 광기로 얼룩진 참호 안에 갇힌 맥베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참호를 공격하는 거대한 포격 소리와 숨통을 조이는 독가스 공격 등에 맥베스가 환청과 죄의식, 욕망이 잠식당하게 되는 극한의 상황을 그린다.            


미국 시카고의 유명 마피아 알 카포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제스로 컴튼의 '카포네 트릴로지'에서 꽉짜인 호흡을 보여준 김태형 연출, 지이선 작가가 다시 뭉쳤다. 역시 '카포네 트릴로지'에 출연했던 이석준, 신성민, 김지현, 정연이 호흡을 맞추며 박훈, 오종혁, 이승원, 임철수가 합류한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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