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글리스트 Feb 27. 2017

'라라랜드' 6관왕, 反트럼트

'라라랜드' 6관왕, 反트럼프…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슈 5 -

                                                                                                                                                                                                                 

미국 최대 영화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늘 오전 10시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89회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라라랜드' 6관왕을 비롯해 '트럼프' '반 이민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가 쏟아졌다. 



#1 지미 키멜 "트럼프, 땡큐!"


ABC 방송 영화평론가인 피터 트래버스는 시상식 직전 올해가 "아카데미 역사상 가장 정치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날 아카데미 호스트로 나선 지미 키멜은 영화와 정치적인 이슈를 적절하게 섞은 유쾌한 입담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오프닝을 달궜다. 


지미 키멜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굳이 제 생각을 말하지 않아도 현재 국가가 분열돼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제 한데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껏 말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지난 해에는 오스카상에 인종차별적인 얘기가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이제는 사라졌다. 이게 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다. 정말 놀라운 일들이 많았다"고 너스레를 떨어 박수를 받았다.


이어 "백인들이 재즈를 구했고(라라랜드) 나사를 구한 것은 흑인이 됐다(마션)"라고 덧붙였으며, 앞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던 메릴 스트립을 향해 "오늘 입은 드레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만든 건가? 아마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트위터에 글을 올릴 것"이라고 위트 있는 멘트를 던져 장내는 웃음이 번져나갔다.


케이시 애플렉 /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화면 캡쳐


#2 현장 곳곳에 넘실댄 '파란 리본'의 정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에는 옷에 '파란 리본'을 단 수상 후보들이 잇따라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파란 리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상징이다. 반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해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투쟁까지 불사한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지지하는 뜻을 나타낸다.


이날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케이시 애플렉과 '러빙'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루스 네가는 파란 리본을 달고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루스 네가는 "그들(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시민들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 난 그들을 완전히 지지하고 모두가 그래야 한다. 그들은 일종의 감시자로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도 지금 그들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영화 '문라이트'를 연출해 감독상 후보에 오른 배리 젠킨스 감독 역시 파란 리본을 달 계획이었으나,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이 리본을 잃어버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쉬가르 파라디 / 아시아 퍼시픽 스크린 어워즈 홈페이지


#3 오스카 보이콧 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외국어영화상 수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이 수상한 가운데, 불참한 감독이 전해온 수상소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르하디는 "2번째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해 영광이다"면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 대한 실례라 생각해 불참했다. 미국 이민국의 결정에 대한 저희의 의견을 표현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전세계를 우리 편과 적으로 나누는 행동은 전쟁을 의미하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동안 인권이 희생돼 왔기에 더욱 의견을 표명해야 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들은 우리와 또 다른 사람들과 어느 때보다 공감을 만들어거야 할 필요가 있다"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에 이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2번째 수상한 파르하디 감독은 앞서 무슬림 국가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법 행정명령에 반발해 아카데미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마허샬라 알리(영화 문라이트 스틸) / 비올라 데이비스 (영화 펜스 스틸)


#4 오스카는 더이상 하얗지 않다


지난해 '백인들의 잔치'라고 비판 받으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OscarsSoWhite)'라는 해시태그로 유구한 역사에 먹칠을 했던 아카데미 시상식이 드디어 변화를 맞이했다.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문라이트'의 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와 '펜스'의 비올라데이비스가 각각 남우·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


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루카스 헤지스, '녹터널 애니멀스'의 마이클 섀넌, '로스트 인 더스트'의 제프 브리지스, '라이언'의 데브 파텔'을 제치고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마찬가지로 유력한 수상 후보이던 비올라 데이비스도 '문라이트'의 나오미 해리스, '라이언'의 니콜 키드먼', '히든 피규어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미셸 윌리엄스과 경합 후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두 배우의 수상은 유색인종에게 인색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새로운 전환점을 입증했다. 흑인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은 2004년 모건 프리먼 이후 13년 만이며, 이에 전세계 누리꾼들 사이에선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5 '라라랜드' 6관왕 쾌거                                                                                                                                                                                                                


영화 ‘라라랜드’가 총 6개의 오스카를 획득했다. ‘라라랜드’는 작품상, 감독상, 남여주연상 등 총 14개 후보에 올랐다. 이 기록은 ‘이브의 모든 것‘(1950), ’타이타닉‘(1997)과 함께 역대 최다 기록이기도 했다. 최다 기록은 실패했지만 주요 수상인 감독상(다미엔 차젤레), 여우주연상(엠마 스톤), 촬영상, 미술상, 주제가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6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컴백 D-1' 태연, 첫 정규앨범 'My Voic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