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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Mar 12. 2017

[리뷰] 굴곡진 한 남자의 인생 성찰기 '골드'

                                                                                                                                                                                                                 

‘인터스텔라’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씽’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단단히 자리매김한 매튜 맥커너히‘골드’(감독 스티브 개건)로 돌아온다.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노미네이트는 물론, 국내 마리끌레르 영화제까지 초청되는 등 개봉 전부터 국내외 영화팬들의 입소문이 뜨겁게 퍼지고 있다.



영화 ‘골드’는 인생 역전 한 방을 노리는 남자 케니(매튜 맥커너히)가 170억 달러 규모의 금을 발견하는 데 성공하지만, 성취감과 욕망에 빠져든 그에게 들이닥치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담았다.


‣ 성공을 향한 끈적한 집착


‘골드’는 1980년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170억 달러의 골든 게이트 실화를 모티프로 만들어졌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범죄 사건에 대한 내밀한 탐구나 비판의식을 가득 품고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실상 이 영화는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바라봄을 시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공을 향해 끈적한 집착을 내보이는 주인공 케니의 사연을 극히 집중하면서, 그의 인생굴곡 드라마를 섬세히 소묘한다.


영화 전반부, 잘나가는 탐광사였던 케니는 계속된 실패로 무너진다. 재기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며 인생 역전을 노리는 그는 성공을 향한 끈적한 집착에 사로잡혀 광기어린 눈빛을 발산한다. 단순히 ‘꿈’에서 본 금맥을 찾아 인도네시아로 떠나는 장면이나 땡전 한 푼 없이 금맥을 탐사하자고 하는 패기가 공감은 힘들 수도 있지만, 무너져 내린 남자의 광기를 제대로 연기해낸 매튜 맥커너히의 능력치로 몰입도를 높인다.



‣ 넘어지고서야 트이는 삶의 시야


꿈에서 본 공간에서 170억 달러 가량의 금을 발견한 케니의 삶은 이제 탄탄대로에 올라선다. 그러나 시궁창 인생에서 허우적거리던 남자가 양지로 올라오면서 처음의 간절함은 또 다른 욕망을 낳는다. 바닥에 있을 때 유일하게 자신의 손을 잡고 있었던 여자친구 케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아닌 다른 이성과 눈을 맞추는 등 작은 것의 소중함을 잊는다.


그런 케니가 끝까지 손에 꼭 쥐고 있던 ‘금’ 조차 어느 순간 가치를 잃고, 그를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원망으로 변화한다. 가지고 있던 모든 걸 잃은 남자는 결국, 아무도 봐주지 않는 외로운 표지판처럼 스스로의 의미를 잃고 만다. 이전까지 오로지 성공에만 관심이 있었던 그는 이 순간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주위로 시선을 옮긴다. 이제 더 이상의 미소는 보이지 않지만, 꾹 다문 입술에선 처음의 간절함이 다시금 느껴진다.



‣ 또 한 번 이름값 증명, 매튜 맥커너히


‘골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를 케니 한 사람에게 집중한다. 이런 서사적 중압감과 더불어,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파도치듯 넘나드는 극과 극 인생 굴곡 등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믿고 보는 배우’ 매튜 맥커너히는 자신의 이름값을 입증하며 영화 전체를 반짝반짝 꾸민다. 자칫 상황에 휩쓸려 캐릭터 갈피를 놓칠 수 있었지만, 끝까지 자신의 기준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대단하다.


매튜 맥커너히는 처음 ‘골드’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직접 꼭 해야 한다고 말한 몇 안 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자신이 직접 택한 작품인 만큼 체중을 21kg이나 증량하는 파격 변신을 펼치며 미남 배우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는 등 해외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러닝타임 2시간1분. 15세 관람가. 22일 개봉.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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