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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May 23. 2017

박근혜 “직업은 무직”...

셀럽 유행어 부상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정식 재판에서 “직업은 무직"이라고 한 답변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출처= JTBC 뉴스 화면 캡처



이날 구속 수감 후 53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은 인정신문 절차를 밟는 부장판사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이어 주소와 생년월일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직업은 무직' 코멘트는 박 전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관리 주도 혐의로 나란히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에서도 이 말이 등장했다. 지난달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인정신문 당시 재판장이 직업을 확인하자 "무직입니다"라고 답했고, 조 전 장관은 "지금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 등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 1월 첫 재판에서 직업이 '정치인'이냐는 질문에 "현재는 무직"이라고 답했다. 앞서 ‘땅콩 회항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첫 공판에서 "무직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 특권층, 유명 인사들의 '직업은 무직' 답변은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에게 복합적 의미를 던지는 듯 보인다. “어울리지 않은 직위를 차지한 채 호사를 누렸었을 뿐 무직이나 다름 없었다” “무직이여도 집에 쌓아둔 돈이 얼마야"란 비아냥부터 “잘 나가던 이들이 무직이 된 것만으로도 일종의 죗값을 치렀다” “인신공격이나 아무 상관없는 내용으로 기본적인 인격마저 말살하면 안 된다”는 옹호성 발언, “전직 대통령의 무직 발언...씁쓸하고 안타깝다‘는 반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3일 전직 대통령의 역사상 세 번째 법정 출두와 무직 발언은 일반 시민들의 직업뿐만 아니라 고위'직'에 이르기까지 직업이 요구하는 윤리와 책임의식을 곱씹어보도록 하는 중이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권력에 집착하는 헨리 4세를 꼬집고자 그의 희곡에서 사용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란 말이 머릿속을 맴도는 하루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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