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녀 vs 한남충...

온라인 젠더혐오 위험 수위

"김치녀는 삼일한(여자는 삼일에 한 번 때려야 한다)이 답"

"모든 것은 다 한남충(벌레같은 한국남자) 때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익명성을 기반으로 이른바 여혐(여성혐오), 남혐(남성혐오)과 같이 성(性)에 대한 혐오와 비난, 폭력ㆍ성적 대상화한 표현이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간베스트와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 16곳의 게시글 100개 및 해당 게시글의 댓글 10개씩을 대상으로 했다.

이 결과 성차별적 게시글은 26건, 게시글에 달린 성차별적 댓글은 127건으로 조사됐다. 게시글과 댓글의 유형은 혐오·비난 관련 내용이 101건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했고, 폭력과 성적대상화 내용이 52건으로 34%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조사한 59건에 비해 2배 이상 큰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혐오 및 비난 관련 유형은 '김치녀' '맘충(엄마+蟲)' '개저씨' '한남충(한국남자+蟲)' 등 특정 성을 경멸적인 속성으로 환원해 유형화한 단어 사용이 주를 이뤘다. 또 특정 커뮤니티 사용자를 비하하는 용어(메갈련, 메퇘지, 웜퇘지 등)를 사용해 상대방의 의견을 비난하거나 매도했다. 

 

이밖에 특정 성의 속성을 폄하하거나 성적 매력의 결격사유를 지적하고 성적 대상화해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신체부위를 강조, 성적 이미지가 연상될 수 있게 유도하거나 특정 성을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한 욕설과 폭력적인 표현들도 많았다.

한 커뮤니티에는 '남자분들, 한 표 던지고 가세용~몸매 vs 얼굴 vs 나이어림'이라는 제목의 투표 유도 게시글이 올라온 바 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여성의 가슴을 강조한 선정적인 사진과 함께 '속옷샷'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는 글이 게재됐다.

특히 댓글의 경우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성적대상화 유형의 표현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평원 관계자는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폭력적 발언의 수위가 굉장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우려했다.

양평원은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성차별적인 사례 중 심각한 내용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 요청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YTN 방송 영상 캡처, 디올
 
 에디터 김혜진  goolis@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