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옥자' 극장 개봉 논란,
내 욕심 때문"
봉준호 감독이 '옥자'의 극장 개봉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서울에서 영화 '옥자'의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틸다 스윈튼, 안서현, 변희봉, 스티븐 연, 다니엘 헨셜,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봉준호 감독이 참석했다.
'옥자'는 프랑스 칸영화제에 이어 국내 극장 개봉 관련해서도 논란에 휘말렸다. 프랑스극장협회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를 영화제에 초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한국에서는 CGV 등 멀티플렉스가 넷플릭스 영화란 이유로 극장 개봉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옥자'는 멀티플렉스가 아닌 기타 극장에서만 개봉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은 "의도와는 달리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닌다"며 "칸에서 미리 법적 정리가 됐다면 좋았을텐데, 초대한 다음에 하니까 사람이 민망해지더라. 영화제에는 화제가 필요한데, 논란으로 초반 분위기를 달굴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 논란으로) 칸 영화제에선 새 규정도 생겼는데, 영화 외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이 영화가 가진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으로 칸영화제에는 극장 개봉 영화만을 초청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의 양상은 좀 다르다. 멀티플렉스는 최소 3주간의 홀드 백(hold back)을 요구하는데, 극장의 입장이니 충분히 이해된다. 또한 동시 개봉 원칙인 넷플릭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회비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가입자들의 우선권을 뺏을 순 없잖나"라며 "극장, 넷플릭스 개봉 모두 하고 싶다는 내 영화적인 욕심 때문에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넷플릭스 영화가 다른 나라에선 논란이 일어난 적이 없었는데 한국에서만 그렇다. 그런데 감독으로선 당연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가 상영되는 극장의 이름들을 언급하며 홍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영화계에 진출하며 생긴 극장 간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관련 규칙이 만들어지기 전에 영화가 먼저 도착하게 된 시간차가 있었던 것 같다. 이 논란 때문에 피곤하셨을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옥자'는 루시(틸다 스윈튼)가 운영하는 거대기업 미란도가 그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슈퍼돼지 옥자를 데려가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미자(안서현)와 동물보호단체가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 극장 동시 개봉한다.
사진=라운드테이블(최교범)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