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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ul 18. 2017

[리뷰] 크리스토퍼 놀란 신작 '덩케르크'에 궁금했던

 질문 4



스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덩케르크'(7월 20일 개봉)가 스크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덩케르크'를 스크린으로 접하기 전 궁금했던 질문들은 새로운 명작의 탄생으로 자연스레 해답을 찾았다. 영국 국민들에겐 영광으로 기록되는 '덩케르크 탈출 작전'이 놀란만의 감각과 연출력으로 어떻게 재탄생 됐을까.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그린다.              





1. 왜 세가지 이야기일까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철수 작전을 영화하면서, 나라의 고위급 인물들이 탁상공론하거나 적군과 피를 튀기며 전쟁하는 장면만 이어졌다면 그저 그런 전쟁 영화로 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놀란 감독은 서로 다른 시공간을 통해 실화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육해공 해변에서 고군분투하는 군인의 일주일, 바다를 건너 군인들을 구하러 가는 민간인들의 하루, 스핏 파이어에 탑승한 조종사들의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다.


실화 속 세가지의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진행되다 마지막에 하나로 모이는 신선한 플롯으로 엮여, 마지막 장면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끔 몰입도를 높인다. 등장인물 전부 허구의 인물이지만, 오늘날에도 전해지는 역사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모든 이들을 대변하고 있어 스토리의 사실감에 일조했다.





2. 왜 이번에도 CG를 거부했을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중 두번째로 짧다는 '덩케르크'는 106분의 러닝타임이 훨씬 길게 느껴질만큼 긴장 넘치는 장면이 연속된다. 잔인한 장면 하나 없이, 상당히 고전적인 방식으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하면서 뛰어난 연출력을 자랑한다.


CG를 지양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고집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영화에 출연한 보조출연자 수만 1300여명에 이르며, 영화에서 가장 주된 액션을 담당하는 스핏파이어를 비롯해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모델들을 직접 빌려 사용했다. 주로 SF영화나 히어로 무비가 장악했던 아이맥스 화면을 전장을 누비던 실제 소품들이 가득 채우니 더없이 흥미롭고 사실적이었다. 


이미지의 퀄리티를 중시한 덕에 CG가 주는 위화감이 전연 없으므로 더욱 스릴 넘치는 장면들이 연속된 건 이 영화의 독보적인 강점이었다. 그 유명한 스핏파이어가 실제로 머리 위를 날아다녔으니 배우들 역시 더욱 실감 나는 연기를 구사할 수 있었을 테다.    


         



3. 왜 生신인과 아이돌을 캐스팅 했을까


1000여명의 신인 배우들이 '덩케르크' 오디션을 봤고, 눈에 익지 않은 스크린 샛별들의 활약은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세 개의 스토리에서 캐릭터들의 나이와 실제로 비슷한 나이의 배우를 캐스팅하고자 했고, 관객들이 그들의 시각으로 이 사건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선한 얼굴을 찾았다는 놀란의 계획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 가운데 영화의 주인공이자 '덩케르크'의 홍보지면을 가득 채운 토미 역의 신인 배우 핀 화이트헤드를 향한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 대사도 몇마디 안하고 시종일관 과묵하지만 영화의 구심점에 걸맞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매 장면마다 그의 눈동자는 뭣도 모르고 끔찍한 전장에 끌려온 어린 병사의 희망과 처절함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알렉스 역의 해리 스타일스는 보이그룹 원디렉션 출신으로, '덩케르크' 제작 단계에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놀란 감독은 그 역시 아이돌 카드를 빼들었다는 여론에 "그가 가수인지 몰랐다"라고 일축했다. 과연 스타일스는 '덩케르크'로 스크린 데뷔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까. 


스타일스를 향한 보편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다' 정도일 것이다. 사실 스타일스에게선 소위 '발연기'가 보이지 않았다. 겁에 질린 채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아 속으로만 품어온 불신을 터트리는 장면에선 연기력의 한계가 드러날 법도 한데 꽤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었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 당시 참여했던 군인들의 실제적인 감정 상태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괜찮은 활약을 보였다.        


      



4. 왜 톰 하디와 킬리언 머피는 수납됐을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전에도 합을 맞춘 두 배우 톰 하디와 킬리언 머피를 '덩케르크'에 섭외해 많은 무비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언론 시사 이후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배우들의 분량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팬들은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킬리언 머피는 배역의 이름조차 없으며, 톰 하디는 얼굴 전체를 보여주는 장면도 드물다. 하지만 '덩케르크'는 이렇듯 유명 배우들 위주의 영화가 아니었기에 기존 전쟁 영화들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을 말미에 선사할 수 있었다. 두 배우들이 각자 맡게될 배역을 보고도 흔쾌히 합류한 것 또한 '덩케르크'가 단순한 전쟁 드라마가 아니며, 놀란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을 인지하고 있었음이 그 이유일 테다.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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