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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ul 26. 2017

정치인들 줄줄이 ‘예능’ 속으로...

불편한 시선 몇가지



정치인들의 예능 행렬이 더욱 잦아지고 있다.             





또래 연예인 2세들과 함께 해외에서 홀로서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훈남 아들을 지켜보는 부모 패널(tvN ‘둥지탈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논란의 언행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살짝 밝힌 뒤 과거지사부터 가족·취향 등을 소개하는 여야 대표(KBS2 ‘냄비받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아내와의 티격태격 일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시장(SBS ‘동상이몽 시즌2’ 이재명 성남시장)...한 둘이 아니다.


TV매체의 속성상 전 국민의 관심을 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대선 전후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은 각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하며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였고, 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대통령 후보 역시 JTBC 정치토크쇼 ‘썰전’,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과 같은 인기 프로에 출연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민의를 대변하며 입법기관으로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정치·사회 이슈를 다루는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이슈 및 정책을 검증하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보수·진보 가치관에 따른 이견을 노출하고 논쟁을 벌이는 것 역시 짜증나는 부분만큼이나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시각 차이를 확인하는 동시에 올바른 방향성을 모색하는데 기여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은 과거와 달리 눈살 찌푸려지는 부분이 있다. 먼저 이미지 세탁에 대한 우려다. 일련의 발언으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주인공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랑말랑한 이야기들로 자신의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건 논점을 흐리는 자세다.


방송 출연을 꼭 해야겠다면 ‘냄비받침’이 아닌 적절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당의 대표로서 파장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충분히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반론에도 대답을 하는 게 먼저다. 집안에서 엄마로서의 역할과 요리실력, 눈썹문신과 씨스타 효리의 광팬이란 이야기(별로 궁금하지도 않다)를 접했을 때 꼬일 대로 꼬인 정치권 현실에 답답해하는 국민들은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두 번째로는 예능 고정출연의 위험성이다. 예능은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예능적’으로 소비돼 희화화될 수 있는 덫도 존재한다. 많은 배우들이 아직까지 예능출연을 기피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그들을 뽑아준 지역민과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또한 1주일에 한번(밀착카메라의 경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녹화를 하는데 보통 반나절 이상이 소요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는 이들이 그 시간에 민생을 챙기는 게 맞지 않을까. 다소 확대 해석하자면 기자들이 방송 출연할 때도 업무 외 활동이므로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하는데, 정치인들은 월급 주는 국민의 허락을 받는 것도 아니다.            


 



세 번째로는 연예인들이 방송 프로에 자식들과 동반 출연한 뒤 2세들의 연예계 데뷔, 인기스타 등극이 빈번하게 이뤄지며 불공정 경쟁, 세습·금수저 논쟁까지 일어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대열에 정작 이를 해소시켜줘야 할 정치인이 가세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연예인이 될 생각이 없다”고 강변하는 대신,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필요 없이, 출연하지 않으면 된다.


최근 일자리 추경안 본회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여야 국회의원들을 향한 국민의 민심이 싸늘하다 못해 꽁꽁 얼어붙을 정도다. 소속 당, 각자의 사연은 많겠으나 비판의 핵심은 “본분을 지키지 않았다”는데 있다. 프로페셔널 직업인의 윤리는 자신의 일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다. 이들을 시청률 지렛대로 삼으려는 방송사 제작진의 태도도 아쉬운 대목이다.


사진= KBS2, tvN, SBS 제공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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