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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Dec 31. 2016

'MBC 연기대상' 구태 3종세트 정체불명·무더기·남발

지상파 방송3사의 연기대상이 하루 걸러 열리고 있다. 30일엔 '2016 MBC 연기대상' 차례였다. 시청자는 감흥 없는 집안잔치의 반복을 목도해야 했다.             


올해 수상자들을 살펴보자. 남주혁 류준열 남지현 조보아(올해의 신인상), 구건민 정다빈(아역상), 이종석 한효주(베스트 커플상), 정준호 이휘향(황금연기상 특별기획부문) 이필모 김지호(황금연기상 연속극부문) 김의성 임세미(황금연기상 미니시리즈부문), 서하준 진세연(우수연기상 특별기획부문) 서인국 이성경(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부문) 손호준 임지연(우수연기상 연속극부문), 이종석 한효주(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부문) 이서진 유이(최우수연기상 특별기획부문) 이상우 김소연(최우수연기상 연속극부문) 등이다.


‘올해의 드라마’는 ‘W’, '올해의 작가상'은 'W' 송재정 작가, 최고 영예인 대상은 ‘W’ 이종석에게 돌아갔다. 특히 2014년부터 100% 시청자 문자투표로 대상 수상자를 선정한 MBC는 이번 시상식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 압도적인 득표를 한 이종석이 트로피를 품었다.


신인상은 남자 둘, 여자 둘로 기계적 안배가 두드러진다. 아역상도 2명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황금연기상’은 무엇일까. 오죽하면 수상자 정준호는 수상 소감으로 “황금연기상은 촬영장에서 선후배 간의 연결을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이겠다"고 밝혔을까. 연기상이 ‘인화상’이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우정상’은 아니지 않은가.             

우수연기상과 최우수연기상의 변별점도 모르겠는데 심지어 특별기획·미니시리즈·연속극 부문으로 세분화까지 했다. 노래의 비트도 아닌데 이리 잘게 쪼개야 할까. 이러다보니 시청률이 잘 나온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들은 모두 수상자다.


최고 인기상도 아니건만 대상을 시청자 투표로 돌려버린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전 분야 수상자를 시청자 투표로 정하는 게 일관성이 있을 것 같다. 그나마 대상 수상자를 2명으로 선정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길 정도다.


수상자들의 실력과 노고를 폄하할 생각은 없으나 주관 방송사의 주판알 튕기기에 시청자는 괴롭다. 수상자들은 진심으로 흥이 날까, 의아스럽다. 시상식은 권위와 공정성이 핵심이다. 그래야 받는 사람도, 지켜보는 이들도 감흥에 빠져든다.             

하지만 연말 방송사 시상식은 그 해 시청률이 잘 나온 자사 작품에 대한 포상 그리고 인기 스타들에게 상을 안겨주고 이후 캐스팅을 원활하게 주도하겠다는 이윤추구만이 창궐한지 오래다. 이런 폐해를 없애기 위해 방송사별 시상식을 통합해 진행하자는 제안이 나온 지 오래 됐으나 요지부동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할 전날 밤, 일어나는 이런 구태는 언제까지 반복될까. 관습의 힘은 이토록 위력적이고 집요한 것인지 씁쓸해진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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