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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Dec 31. 2016

[리뷰] Back to 1997 S.E.S. 콘서트

2000여 개의 보랏빛 응원봉이 시야를 가득 채웠고, 공연장은 마치 90년 대 후반으로 돌아간 듯 보였다. 추억 페이지에서만 꺼내볼 수 있던 S.E.S.의 무대가 현실로 컴백했다. 지난 14년 간 그리움이 어찌나 짙었는지 팬들의 함성은 귀를 타고 머리를 거쳐 심장을 때렸다.             


사진=SM 제공

또 한 번 리즈시절. 환상의 S.E.S. 콜

30일 오후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진행된 S.E.S.의 단독 콘서트 ‘리멤버, 더 데이(Remember, the day)’를 관람하는 팬들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났다. 그토록 바라왔던 14년 만의 재결합, 16년 만의 단독 콘서트가 실현됐다. 리더 바다는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무대 위 요정들에게도, 무대 아래 팬들에게도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였다.


S.E.S.가 무대에 오른 순간 객석을 꽉 채운 2000명의 팬들은 뜨거운 환호성과 함께 목이 터져라 “S.E.S.”를 외쳤다. 간간히 들리는 “누나!” “예뻐요”라는 두툼한 아재의 목소리는 예전 그때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다. 더구나 이날 콘서트가 열린 세종대학교 대양홀은 S.E.S.의 첫 팬클럽 창단식이 열렸던 장소로 그 의미를 더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음악 향연

S.E.S.는 수많은 팬들을 위해 정규 2집 타이틀곡 ‘드림스 컴 트루’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러브(Love)’ ‘꿈을 모아서’ ‘감싸 안으며’ 등 다시는 라이브로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던 히트곡들을 이어갔다. 각자의 생활에서 무대로 귀환한 요정들을 향해 팬들은 떼창으로 반가운 인사를 대신했다.


이 날 무대는 S.E.S.가 데뷔한 1997년과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2002년, 그리고 지금 2016년을 하나로 잇는 음악들이 이어졌다. 옛 추억을 되새기는 곡들이 흐르는 건 물론,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스페셜 앨범 신곡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더블 타이틀곡 ‘한 폭의 그림’ ‘리멤버(Remember)’부터 수록곡 ‘캔디 레인(Candy Lane)’ ‘버스데이(Birthday)’ 등등 S.E.S.의 옛 색채를 담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곡들이 이어졌다.


특히 S.E.S.는 팬들에게 새로운 율동을 알려주면서 “앞으로 30년, 아니 50년 동안 출거니까 기억해 달라”는 당부를 건네, 새로운 시작을 당차게 선포했다.             


가수-팬, 서로를 위한 이벤트

지난 14년 간 서로를 그리워하던 S.E.S.와 팬들은 오랜만의 콘서트에서 서로를 위한 선물을 준비해 감동을 퍼뜨렸다. 공연 중간중간 20년 전 팬이 나이가 들어서도 S.E.S.를 추억하고 그리워 한다는 내용의 영상이 흘러나와 묘한 감정을 가슴에 심었다. 여기서 S.E.S. 멤버들은 예전 그대로의 화사한 모습은 물론, 우스꽝스런 가발과 콧수염을 붙이고 날라리 학생과 떡볶이집 아줌마 등으로 분장해 큰 웃음을 전했다.


오랜만에 공연을 준비하느라 애쓴 S.E.S. 멤버들을 위해 팬들도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콘서트가 막바지에 이르러 정규 1집 수록곡 ‘친구’를 부르며 마무리하려는 S.E.S. 멤버들을 향해 ‘기억할게 S.E.S.’라는 문구가 적힌 슬로건을 들면서 옛 응원구호 “카리스마 최성희 미의여신 김유진 사랑스런 유수영 친구들과 S.E.S.”를 외쳤다. 이 모습을 본 멤버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고, 최선을 다해 열창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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