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누구시길래?
문재인 대통령이 박기영(59)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하자 정치권과 시민단체, 과학계가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수첩인사보다 더하다"는 비난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인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8명은 9일 성명을 통해 “혁신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오히려 그 이름은 과학기술인들에겐 악몽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박기영 교수는 권력을 쥐었던 참여정부 시절, 스타 과학자 육성을 중심으로 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려 했고, (최근)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자마자 전공도 아닌 4차산업혁명 관련 저술로 다시 나타나 유행을 좇는 모습을 보였다"며 "혁신은 유행을 모방하는 행위나 소수의 스타과학자로부터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서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그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는지, 과학기술계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박기영 본부장은 정치권과 시민사회, 과학계의 강력 반발 속에서도 이틀째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있는 과천 정부종합청사로 출근하며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고, 청와대 역시 “과거 행적이나 철학이 결정적으로 새 정부에 배치되지 않는 한 결정적 하자가 될 수 없다. 그의 경험이 필요하다”며 인사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식물생리학 박사를 취득한 뒤 순천대 생물학과·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한 박 본부장은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위원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6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사태가 터지는 과정에 앞서 2004년 황 교수팀의 ‘사이언스’ 논문에 별다른 연구기여 없이 공동 저자로 올려 물의를 빚었으며, 이른바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 라인으로 황교수의 줄기세포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적 후원을 주도하며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사퇴했다. 이후 황 교수팀으로부터 수탁연구비 명목으로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보좌관직에서 물러난 그해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의원으로 선임됐고,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과학기술정책 자문을 맡았다. 2016년 총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4번을 받았다가 갈등에 휩싸인 뒤 최종 23번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출처=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블로그, 청와대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