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글리스트 Aug 22. 2017

옥자·군함도·택시운전사·신과함께...

올해 ‘빅4’ 중간 성적표



올 여름 극장가에는 더위를 잊기 위한 관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예년에 비해 텐트폴 영화의 각축전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어김 없이 BIG 4 배급사(CJ, 롯데, 쇼박스, NEW)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여름 극장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야심차게 내세웠던 NEW '옥자', CJ '군함도', 쇼박스 '택시운전사' 등 기대작들의 개봉이 이어져 관객들의 골라보는 재미를 높였다. 이제 2017년 최고 기대작 가운데 남은 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신과함께' 뿐이다. 과연 이 네 작품의 흥행 성적표가 어떻게 나왔고, 제작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살펴봤다.


 

 

첫 포문은 ‘옥자’가 열었다. 지난 6월29일에 개봉한 ‘옥자’는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인간과 동물의 공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등 확고한 메시지와 높은 영화적 완성도, 화려한 CG로 무장해 칸 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내 배급사 NEW가 배급을 맡으며 일찌감치 천만 기대작으로 손꼽혀 왔지만 개봉 직전 큰 악재를 만났다.

‘옥자’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무려 600억원을 투자, 극장 개봉 뿐 아니라 인터넷 플랫폼에서도 190개국 유료 가입자 9300만 명에게 동시 공개 됐다. 이에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영화 시장 선순환 구조’를 내세우며 ‘옥자’ 개봉을 보이콧했다. 국내 영화관 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멀티플렉스에서 상영을 거부하자 대한극장, 서울극장 등 비 멀티플렉스 관에서만 상영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네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더숲 아트시네마에서 개관 이후 최초로 개봉일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고,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최초로 개봉일 조조 상영이 매진되는 등 각종 이색 기록을 쏟아냈다. 결국 부족한 상영관 수에도 32만497명을 모으며 ‘기적’을 일궈냈다.


 

 

개봉 전 2000만 관객까지 예상됐던 CJ엔터테인먼트의 ‘군함도’는 650만 수준에서 관객몰이를 멈췄다.

최근 대중의 큰 관심을 사고 있는 일본 하시마 섬(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사연을 그린 팩션으로 숨겨졌던 역사를 모티프로 재구성한 점,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화려한 캐스팅,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명량'을 뛰어넘는 총제작비 260억원, 천만감독 류승완의 차기작이란 점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난 뒤 역사 왜곡과 친일,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휘말렸고 영화의 완성도를 둘러싸고 일부 네티즌들의 별점 테러가 이어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 개봉 첫날 97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오프닝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을 시작으로 개봉 2일째 100만, 3일째 200만, 4일째 300만, 5일째 400만 등 기록행진을 이어갔지만 8월2일 ‘택시운전사’ 개봉과 동시에 관객수가 폭락하며 '쇼크' 상태에 빠졌다.


 

 

지난 2일 개봉한 쇼박스의 ‘택시운전사’는 상대적으로 ‘군함도’에 비해 약세가 예상됐지만, 예측을 뒤엎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1980년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취재에 나선 독일기자 위르겐 힌트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워 광주로 가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섬세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과 실화가 주는 리얼리티 덕에 장기흥행 청신호를 켰다.

'역사 바로 세우기'란 시대적 흐름에 조응한 메시지, 절망 속에서도 인간의 도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만섭과 기자정신을 놓치지 않는 피터의 모습을 휴머니즘으로 그려낸 장훈 감독의 연출도 도드라졌다는 평이다. 여기에 정진영 고창석 전혜진 박혁권 등 특별출연한 배우들의 호연도 흥행 질주에 한몫했다.


  

 

올 여름 박스오피스가 예측불가의 흐름을 보이자, 자연스레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신과함께’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당초 여름 시즌 개봉할 것으로 보였지만 일정이 뒤로 밀리며 올 12월 개봉을 예고했다.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사후 저승 세계에서 49일 동안 펼쳐지는 7번의 재판과정을 담아낸 판타지 장르다. 하정우 이정재 차태현 주지훈 마동석 김향기 등 어벤져스급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돼 영화팬들의 기대를 자극한다.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을 담고 있는 원작의 스토리와 저승이라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현란한 CG를 가미한 점도 기대 포인트다.

한국영화 최초로 1, 2편이 동시에 촬영되는 영화는 제작비만해도 3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저승을 배경으로 해 CG작업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매거진의 이전글 '김생민의 영수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