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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Sep 02. 2017

스크린으로 보는 PD수첩...

‘공범자들’ ‘김광석’ 돌풍 이유 넷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과 ’김광석‘의 흥행세가 매섭다. 영향력 지수는 더욱 그렇다.


 

 

지난달 17일 개봉한 ‘공범자들’은 영진위 통합전산망 1일 오전 11시 기준 누적관객수 18만249명을 모으며 최승호 감독의 전작 ‘자백’ 흥행 스코어를 훌쩍 뛰어넘었다. 30일 개봉한 ‘김광석’은 첫날 1만명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각각 170개, 218개의 적은 스크린을 비롯해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임에도 이같은 기록을 세우는 이유는 무얼까.

 
하나. 스크린으로 보는 ‘PD수첩’ ‘시사매거진’

MBC의 양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었던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이 이명박 정부 이후 아이템 선정의 제한, 제작진과 경영진의 마찰, 연이은 인사조치 탓에 특유의 에너지와 예리한 각을 잃어버린 지 오래 됐다. 두 영화는 이들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승호 PD와 이상호 기자가 MBC에서 각각 해직·퇴직한 뒤 대중과의 또 다른 소통 창구로 만든 작품이다. 시청자이자 관객에겐 안방극장이 아닌 극장버전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으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느끼게 되는 반가운 울림과 카타르시스다.


 

 

둘. 기존 다큐영화와 다른 '재미'

극장가에 간판을 내건 기존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정적인 분위기와 관찰자적 시선이 주를 이뤘다. 잔잔한 감동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공범자들’ ‘김광석’은 톤이 다르다. 빠른 호흡, 액션 블록버스터에서나 느낄 법한 속도감과 긴박함, 스릴러 영화의 긴장으로 휘몰아치듯 전개된다. 관객은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재미를 느낀다.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재미’가 필수여야 한다는 방송사 특유의 생리를 몸에 익힌 두 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두 사람은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다큐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셋. 생생한 이슈 파인딩

굵직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탐사취재를 해온 최승호 PD와 이상호 감독은 아젠다 세팅, 이슈 파인딩에 능한 인물들이다. 지난 정부 9년 동안 공영방송 KBS-MBC가 어떻게 붕괴됐는지를 추적한 ‘공범자들’은 오는 4일 양대 방송사의 총파업과 맞물리며 파급력을 높여가고 있다. 장기 미제사건이 될 뻔한 ‘고 김광석 변사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내며 ‘김광석법’(의문의 죽음을 공소시효 없이 조사하는 법안) 청원운동 물결을 일으키는 중이다. 매가 먹이를 낚아채듯 적절한 시점에 폭발력 있는 이슈를 선점, 치고나가는 점에 있어서 동일하다.


 

 

넷. 살 떨리는 돌직구...주연배우 역할

두 감독은 기록자로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주연배우 못지 않게 카메라 프레임 안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틈틈이 격한 감정마저 쏟아낸다. ‘공범자들’에서 김재철·안광환 전 사장을 향한 최승호 감독의 분노와 일갈은 뜨겁다. 이상호 감독의 눈물은 대형 스크린에 고스란히 비쳐진다. 여기에 어떤 상대든 가리지 않고 던지는 돌직구 질문은 ‘사이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고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를 향해 던지는 이들의 질문은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히 쾌감을 넘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한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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