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터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글리스트 Nov 08. 2017

[인터뷰] 주말극 황태자?

김지훈에 대한 7가지 편견



이른바 '주말극 황태자'로 통하는 배우 김지훈은 이번에도 기나긴 50부작의 MBC '도둑놈, 도둑님'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드라마, 예능 등으로 TV에서 비쳤던 모습과는 달리, 지난달 30일 인터뷰로 만난 김지훈은 의외의 구석이 많은 배우였다. 선입견을 깨는 인터뷰 면면을 정리했다.     


                                                      



1. 주말극 단골 직업, 검사 연기라 쉬웠을 거다?


주말드라마엔 '사'자 붙는 직업들이 참 많이 등장한다. 김지훈은 '왔다! 장보리'에 이어 검사를 또 한번 맡았는데, 차이가 컸다고 했다. 가족에 대한 원망과 분노, 애정을 지닌 한준희 역이 가진 감정의 폭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장보리' 땐 웃긴 부분도 많아 노는 느낌으로 촬영했어요. 이번엔 하루하루 고행하는 것 같았죠.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쌍한 놈이란 암시를 걸며 연기했어요. 늘 혼자 비밀을 간직하고 분을 삭이니 웃을 수 없었죠. 평소 6개월짜리 드라마보다도 훨씬 길게 느껴졌어요."


스타일링에도 차이를 줬다. 촬영 초반을 제외하고는 헤어숍에 가지 않고 머리를 스스로 정돈했고 옷도 본인 소장품을 입었다. 


"숍에 다녀오면 머리가 멋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인위적인 느낌이 나더라고요. 검사뿐만 아니라, 숍에 갔다가 출근하는 직장인은 없으니, 겉모습에서 위화감이 생기면 몰입하기 힘들 것 같았어요. 준희는 집을 나와 검사가 되기까지 치열하고 처절하게 산 사람이기 때문에 겉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시간을 들일 것 같진 않았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드라마이기 때문에 아예 내려놓을 순 없는 거고, 타협점을 찾았죠."        


     



2. 김지훈은 주말극 전문배우다?


김지훈의 작품으로는 주로 가족극 장르가 많은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가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트렌디한 로맨틱코미디나 장르물에 대한 꿈이 가득하다. 


"트렌디한 작품에 출연하려면 프레시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제 히트작들이 주로 주말드라마다보니 '주말극 배우'란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아요. 근데 전 트렌디한 드라마에서도 되게 잘 해낼 수 있단 자신이 있거든요.(웃음)"


김지훈은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통로를 찾아가고 있다. JTBC '크라임씬' 등 예능에 출연하며 색다른 이미지로 어필하는 중으로, 시청자라면 김지훈의 순발력과 센스를 인정한다.


"'크라임씬'이 절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새 팬들도 많이 생겼죠. 이런 식으로 조금씩 노력해서 제게 다른 모습이 많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3. '라디오스타' MC는 힘든 자리다?


김지훈은 지난 8월엔 '라디오스타' 스페셜 MC로도 참여했다. 김구라, 윤종신, 김국진까지 쟁쟁한 MC들 틈에서 기죽지 않고 '깐죽' 멘트를 툭툭 던지며 제대로 활약했다. 


"PD님들께서 '(스페셜 MC석은) 다들 얼어서 기량을 잘 못 펼치는 불편한 자리'라고 하셨어요. 근데 전 이상하게 편하더라고요. 어마어마한 선배님들도 동료처럼 느껴졌죠. 시청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서 김구라 형님이나 게스트 분들께 사이다 같은 멘트를 던질 수 있는 자리구나 싶었어요. 저도 재밌었고 제작진 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4. 김지훈은 분위기메이커다?


인터뷰에서의 김지훈은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으나 유머를 잃지 않았고, 예능에서도 활약하지만 평소 무리 중 분위기메이커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평소엔 조용한데 카메라만 돌면 말이 많아지고 웃기고 싶어진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다. 예능 체질인가 싶기도 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예전엔 '웃길 수 있다'는 욕심과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러 경험을 하면서 욕심이 많이 없어졌고 예능을 하기엔 많이 모자라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덕분에 오히려 부담없이 임할 수 있고,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5. 김지훈은 드라마만 찍는다?


김지훈은 주로 브라운관에서 활동했지만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로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는다. 2년 전 촬영해, 꽤 늦은 개봉이다. 영화계엔 찍고도 개봉 못한 작품이 많으니 기대를 내려놓고 있었는데, 예기치 못한 소식에 기쁜 요즘이다. 



6. 김지훈은 액션과는 연이 없다?


'역모-반란의 시대'는 정해인 주연의 액션 영화로, 김지훈의 액션은 두 시퀀스 정도다. 김지훈은 액션 연기에 대한 갈증도 있어, 늘 준비 중이라고 털어놨다.

 

"짧은 시간 동안 배워도 잘 습득하려면 평소 몸이 잘 준비돼 있어야 하니까요. 기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은 당연히 하고, 지금은 바빠서 못 하지만 한동안 격투기도 배웠어요.


자신감의 이상적인 원천은 노력이라고 봐요. 한 만큼 나오는 거니까요. 제 발자취를 돌아봤을 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해요. 앞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죠. 지금보다 더 큰 날갯짓을 하기 위해 도움닫기 중이랍니다."     


        



7. 김지훈은 독서와는 거리가 멀다?


6개월간의 긴 촬영이 끝나고 모처럼 여유를 가지게 됐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혈팬이라는 김지훈은 최근 '기사단장 죽이기'를 비롯해, '살인자의 기억법' '인간실격' '리스본행 야간열차'와 니체의 책 등 10여권을 구입했다. 


"가볍거나 자기계발서, 요점정리같은 책들은 그다지 안 좋아해요. 장르를 따지진 않지만 깊이있는 사상이 들어간 책들을 좋아하죠. 그런데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서 읽어야 하는데 요즘은 주변의 유혹에 빠져 술자리에 가다보니….(웃음) 어서 고요를 찾아야죠."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메이퀸픽쳐스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매거진의 이전글 [더블 인터뷰] 오페라 ‘돈 지오반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