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터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글리스트 Nov 23. 2017

[인터뷰] 강민혁 "내 인생 최고의 선택?

 고1 오디션"



'병원선'의 곽현, 밴드 씨엔블루의 드러머, 꽃꽂이가 취미라 인스타그램을 채우고 있던 꽃다발들…. 배우이자 가수인 강민혁은 꽤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MBC 드라마 '병원선'의 종영을 맞아, 지난 14일 만난 강민혁에게서 그의 일상을 채운 여러가지에 대해 들어봤다.          


    



'병원선'은 의사들이 배를 타고 다니며, 섬마을 사람들을 진료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강민혁은 촬영 장소인 거제도에서 4개월간 지내며 따스한 성품의 의사 곽현으로서 살았다. 마침 20대 중반을 넘어서며 고민, 갈등하던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곽현은 27살 강민혁에게 기둥이 돼 준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사람 강민혁으로서 늘 진실되고 꾸밈없이 살려고 하지만, 흔들릴 때가 분명 있어요. 성공을 떠나 내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점점 '이게 맞는걸까'란 생각이 들곤 했거든요. 곽현이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걸 보면서, 스스로를 다시 한번 잡아줄 수 있었어요."


상대 배우 하지원도 강민혁에게 든든한 힘이 돼 줬다. 시청자나 언론 등에서는 13세 차이인 두 사람의 로맨스 호흡에 주목했을지 몰라도, 강민혁은 하지원에게서 인생 멘토에게서 받을만한 깨달음을 얻었다.


"하지원 선배님은 좋았던 부분을 계속해 얘기해주시면서 자신감을 주세요. 단 한 번도 힘든 걸 내색하지 않고 밝은 기운과 에너지만을 주시는 모습이 너무 대단해요. 곽현을 통해 인내와 따뜻함을 배웠다면, 하지원 선배님을 보면서는 '나도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날 인터뷰에서는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질문도 주어졌다. 강민혁은 2010년 연기를 시작했으나 때때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또, '상속자들'(2013)에 함께 출연한 김우빈, 강하늘, 박형식 등은 스타가 됐는데 자신만 늦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강민혁의 답변에선 긍정적인 면모가 빛났다. 


"어떤 특정 감정을 오래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쉽게 좌지우지되지 않으려 늘 노력해요. 저에 대한 비판을 무시하는 건 아니고, 이런저런 사람도 있구나 여기고 포용하려 하죠. 저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있다는 건 분명 알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있으니 점차 성장해서 그 분들 역시 제 사람으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왜 난 늦을까' 고민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저는 저만의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에 남을 부러워하진 않아요. 


오히려 기다림이 있었고 천천히 왔기 때문에 이번에 하지원 선배님을 만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요. 최선을 다하면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감이 많은 건지, 아니면 자신만의 특별한 신념이 있는 건지 궁금해진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답변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감이 많은 성격은 아니었어요. 자신감이 아니라 저에 대한 신념이 큰 것 같아요. 선택에 있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 이후는 모두 내가 감당해야 하니 선택에 있어서 가장 신중하게 고민해요. 감당해야 하는 부분을 받아들이니 자신감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나중에 인생을 되돌아보며 '잘 살았다'고 생각되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처럼, 문득문득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답변을 하는 강민혁에게 "아직 27세지만, 본인의 삶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했던 선택을 꼽아 달라"고 청했다. 


"음… 연예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회사에 들어간 거예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아니었고, 그저 음악을 해보고 싶단 생각에 고1 때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할 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요. 그때 스스로 오디션을 보러갔던 순간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것 같아요."


캐스팅 비화도 있다. 강민혁은 "SM에 오디션을 보고 나오는 길에 지금의 회사 FNC에 캐스팅됐다"고 했다. 이후 수년의 연습기간을 거쳐 데뷔해 지금껏 걸어왔다. 


"어렸을 때 사진엔 우는 모습밖에 없을만큼 카메라에 찍히는 걸 싫어했고, 뭔가 나서서 하는 것에 대해 긴장을 많이 했어요. 청소년기엔 운동, 공부 모두 열심히 하는 편이었지만 특별히 잘 하는 건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죠. 지금도 비슷한 것 같아요. 드럼을 그렇게 잘 치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미친듯이 잘 하는 것도 아니지만, 꿋꿋이 자신의 일을 하는 연예인인 것 같아요."           


  



특별한 직업으로 여겨지는 연예인이 스스로를 묵묵하고 평범하다 표현하니 흥미롭다. 강민혁과의 인터뷰는 그의 다양한 취미생활에 대해 질문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강민혁은 시 쓰기, 여행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데,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패러글라이딩이다. 


"새로운 것을 하면, 익히는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도전 자체를 좋아해요. 패러글라이딩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예요. 자연을 통해 치유도 받고, 답답한 게 있으면 하늘에다 욕도 하고요. 모든 게 조그맣게 보이니 '내가 이렇게 조그만한 존잰데 왜 그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싶어요. 지금은 뒤에 전문가가 타서 조종해주지만, 언젠간 혼자 날아보고 싶어서 자격증을 따려 해요."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새로운 도전" 포르테 디 콰트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