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의존, 진정한 후원

건강한 의존, 진정한 후원


진정한 후원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보육원을 후원한다. 후원의 방법도 다양하다. 돈을 통해서, 물품을 통해서, 또 기도를 통해서 후원한다.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은 후원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힘과 용기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런데 그들이 퇴소를 하고 자립을 해야 할 때에는 그러한 후원은 사실상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후원으로는 사람을 살릴 수 없다. 이 말인 즉 자립을 앞둔 아이들의 삶에 있어서 후원은 실질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자립이라는 것은 20여년 가량 보육원에 살다가 사회로 나와 적응을 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일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나간다. 사실 이 모든 과정에는 어려움이 가득하고, 순탄치 않은 것이 보통이다.

이런 어려움이 있을 때에 그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는 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자립이다. 그런데 지금의 후원으로는 이들의 자립을 도울 수가 없다. 만약 후원의 형태가 어떠한 회사로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거나, 일자리를 찾은 아이에게 특별하게 관심을 갖고 자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후원이 될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궁극적으로 자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거와 취업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들이 회사에 들어가 일을 잘 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가며 재정을 잘 꾸려 나가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사회 교육과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재산을 형성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양육하기까지의 과정, 이러한 온전한 가정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자립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의존’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건강한 의존이란 지금과 같은 형태의 후원이 아니다. 진정한 자립을 위한 후원, 사람을 위한 후원이 필요하다. 취업의 기술, 사회 생활의 기술, 사회 인프라의 형성, 전문적인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아이들을 함께 도울 수 있는 관련 기관의 유기적인 협조도 필수이다. 보육원 퇴소생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되어야 한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많은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루어지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립 전문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자립 전문 기관에서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떤 성향을 가지는지, 보육원 아이들의 심리 상태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후원만으로는 사람을 살릴 수 없다. 진정으로 아이들이 자랍할 수 있도록 먼저 성인이 된 우리 어른들이 그 아이들의 진정한 부모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각각의 성장 단계를 거치면서, 생애주기별 멘토가 필요한데, 우리 모두가 그러한 멘토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보육원 퇴소생들의 부모가 되어 생애주기별로 조언을 해 주고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을 전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이 지금의 후원보다 더욱 절실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아이들은 한 사회에 속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보육원과 많은 기관에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주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외람된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일, 이들의 삶에 희망을 전해주는 일, 나아가 생명을 살리는 일이 바로 앞서 말한 이들의 자립을 돕는 일이기에 모두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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