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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이, 그러나 부모로서:

나의 성장과 존재의 의미


부모 없이그러나 부모로서나의 성장과 존재의 의미     

어린 시절, 나는 부모가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했다. 그들에게는 나를 위해 싸워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물론, 친구들이 부모가 없다며 놀리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부모 없음의 절망감이 나를 더욱 괴롭히곤 했다. 부모 없이 성장한 나는 청소년기에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배웠다. 고등학교 진학부터 등하교 시간, 아르바이트 등,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했다.     


청소년기에 내린 그 모든 결정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 돌아보면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결정이 옳다고 믿었다.     

가정을 빨리 만들고 싶었다. 빨리 자식을 가지고 싶었고, 내 혈육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내 생각이었다. 보육원 후배 중에는 반대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이 생기면서, 나는 보육원에서의 과거를 잊고 한 가정의 일원으로 살았다. 그러나 자식들이 자라면서 나에 대한 질문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나의 부모, 즉 그들의 조부모에 대해 물었고, 나의 보육원에서의 과거에 대해 물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보육원이라는 굴레를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사람들은 부모를 닮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를 닮았을까? 나는 교사 출신이지만,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어려웠다. 때론 참을성이 부족하고, 자식보다는 나 자신을 중심으로 살았다. 나는 내가 성공하는 것이 자식들을 위하는 길이라 믿었고, 그래서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는 것은 어렵다. 나의 부모가 있다면, 그들은 나에게 옳은 길을 알려줬을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나는 학대하는 부모를 만나지 않았다. 그들이 자식을 등한시하고 사는 부모, 너무 극성인 부모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부모 없이 성장한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올바른 부모의 모습을 잘 알지 못하므로 때론 서툴고 부족한 부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진정성이 있으므로 후회하지 않는다. 또한, 나의 아내는 안정된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그녀와 함께하는 것이 나에게 큰 힘이다. 내 자녀들은 외조부모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이 나의 큰 힘이다. 나는 나의 존재가 더없이 빛나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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