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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을 퇴소한 청년

한 청년이 보육원을 퇴소했다. 사회에 처음으로 한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새출발은 언제나 설레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어야 하나, 이 청년에게는 걱정이 앞선다. 누구나 평등하게 삶을 살아야 한다고들 하지만, 자신은 그 평등을 느낄 새도 없이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대학 진학을 하고 싶었지만 정착을 위해 대학을 포기하고 사회에 진출하였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해버리기에 한 인생에서 너무나 쓰디쓴 결정이 그렇게 내려졌다. 


퇴소하기 전에서는 사회에 나오면 뭐든지 스스로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성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혼자서 밥을 해 먹고 병원과 은행에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정확히는 실천을 하긴 하지만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잘 모른다. 또 하나 힘들었던 점은, 중요한 것은 물어볼 곳이 잘 없다는 것이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운영하는 자립 정보앱을 설치했지만 물어보는 절차와 시도에 거리낌이 있어, 결국은 마음이 불편해 꺼리게 된다. 또 한 번은 도움을 청하며 질문을 던졌음에도 신속하게 속 시원한 답을 찾지 못했더란다.


도움을 주는 곳이 있다면 무작정 찾아갔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무언가를 묻는 게 힘들었다. 잘 모르는 사람과 상담을 한다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 서러움을 느끼게 되었다고 들었다. 퇴소 후 재 마음대로 하고 싶지만 본인의 능력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책임감으로 인해 삶의 무게감만을 더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무 걱정 없이 살았던 보육원 생활이 나는 것이다. 그토록 빨리 퇴소를 하고 싶었지만 정작 보육원 생각이 난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생필품, 이불, 반찬, 책상 등 수많은 용품들을 준비한다는 것이 이토록 힘들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저 주어지는 것이 이토록 감사한지 몰랐단다. 그래서 생활고에 처하기도 하고 심지어 영양실조를 겪는 자립준비청년도 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데 삶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 


그들의 삶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토록 바라던 독립임에도 반면 외로움과 두려움이 생활 속에 깊게 새겨져있다. 단체생활에 익숙한 그들의 삶이 어쩌면 마음을 약하게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더 보육원을 더 생각할 것이다. 과거의 감상에 젖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스스로를 과거에 머물게 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분명 문제일 것이다. 


보육원 퇴소 후 보육원을 완전히 잊고 살고자 하는 청년들도 있다. 그러나 경조사든, 삶의 관계에서든, 언젠가는 보육원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운명의 그들의 삶은 떼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 만나게 되면 옛날 얘기를 하며 회포를 풀기도 한다. 이처럼 보육원 생활을 말하며 그때가 그립다고 하는 이들도 많다. 성인이 되면서 연애, 결혼, 직장문제 등 수많은 어려움에 처하는 이들이기에, 보육원, 참 힘들었지만 그때도 괜찮았다고 생각이 들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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