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손도 금손되는 선연습!
여는 글
자, 그림 그릴 드로잉북이 준비되었나요?
어느 교육기관이든 책이든 처음 그릴 때 시작하는 게 있어요. 바로 '선 연습'이에요. 학원에 다녀본 사람이면 모두 아실 거예요. 이게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없는지. 그런데도 왜 선연습을 해야 할까요?
쉽게 말하면 선을 쓰는 연습인데요. 선의 강약을 조절하거나 넓은 종이 면에서 선을 한 번에 쓰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우리가 아는 선 연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림 그리며 연습을 해볼게요.
준비물
드로잉북, 펜
디자인 요소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할게요.
디자인의 요소에는 점, 선, 면이라는 것이 있어요.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고, 선이 연결되어 면이 된다는 이론이에요.
우리는 이 점들을 연결해서 그림을 그리는 느낌으로 연습을 할 거예요.
눈으로 사물의 선을 따라 그린다고 생각할게요.
제가 가지고 있는 립밤을 하나 준비했어요.
이 립밤을 잘 보고 천천히 그려보세요. 단, 손을 떼지 않고요!
펜으로 그리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눈으로만 따라 그리는 연습이라 형태적인 면에서도 틀리는 게 당연해요. 사물에서 어느 한 부분을 선택해 눈과 손을 동시에 움직여가며 그려보세요.
선은 지나간 자리를 또 지나갈 수 있고, 눈으로 보는 대로 손을 천천히 움직이세요.
** 그림은 종이에 비해 너무 작지 않게, 크게!!! 그려주세요.
예시작을 한번 볼게요.
시작점에서 끝까지 손을 한 번도 떼지 않았어요.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계산하는 방법보다 직관적으로 그리는 연습을 하고, 기존에 계산하는 방법을 떠나 자유로운 형태로 그림을 그리게 돼요.
제가 립밤의 통을 크게 그리는 바람에 글씨는 바깥으로 넘어가지 않았어요. 어느 그림이든 틀리지 않았으니, 손만 떼지 않고 잘 연습해보세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예요!
손 안 떼고 그림 그리는 연습을 잘 해봤나요?
지금 연습한 걸 배경으로 다른 그림을 그려볼게요.
초코바를 그려볼 거예요.
이번에는 그림의 바깥쪽만 손 떼지 않고 그리고 안쪽의 그림을 채워줄 거예요.
나름대로 시작점을 설정하고 펜으로 따라 그려주세요.
시작점에서 선이 끝날 수 있도록 마무리에 신경 써 주세요.
외곽선을 모두 그리고 난 다음에는 안쪽의 글씨들을 채워 그릴 거예요.
'이 위치에 있겠구나'하는 곳에 그려주세요. 글씨가 많다고 해서 겁내지 말고, 도형이라고 생각하고 그려보세요. 그림이 훨씬 쉬워져요.
잘 따라 그리다 보면 이 정도까지는 잘 따라와요.
실제 수강생분들 중에서는 더 묘사하는 것을 지겨워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림을 장기전이랍니다!
초코바에서 굵은 글씨는 굵게, 검은 부분은 더 검게 그려볼게요.
이 과정에서 '명암'연습을 할 수 있는데요.
그림에 명암을 넣어주면 그림이 더 생동감 있어져요.
명암을 단계별로 나누면 11단계까지 나눌 수 있는데요, 펜으로 작업을 하고 있으니 간단하게 살펴볼게요.
펜의 선을 얼마나 많이 쓰냐에 따라서 면안의 색을 채워 넣을 수 있겠죠.
우리는 맨 마지막의 검은색을 사용할 거예요.
사진을 보고 검은색 부분을 까맣게 칠해주세요!
자, 이렇게.
두꺼운 글씨는 더 두껍게, 진한 부분은 더 진하게 묘사해주세요.
더 세밀하고 선명한 그림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요.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이용하면 어디서든 느낌 있는 드로잉을 할 수 있어요.
곰손도 금손이 될 수 있으니 한번 연습해 보세요.
스크롤을 올려 사진의 초코바를 그려보세요!
이번 수업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그림의 형태가 당연히 달라질 수 있어요. 손을 떼지 않는다는 점, 직관적으로 손이 가는 대로 그린다는 점을 생각하고 실망하지 마세요.
계산하며 그리는 그림보다 보이는 대로 그려지는 그림이 더 매력 있는 법이에요.
그림을 처음 그려본다던 사람들도 이 정도는 잘 따라 그려요.
서툴지라도 도전해 보세요!
Q&A
Q. 왜 손을 안 떼고 그려요? 펜으로만 해야 하나요?
A. 사진을 주고 그림을 그냥 그려보라고 하면, 모두들 가만히 앉아 계시거나 연필로 어느 정도 형태를 잡고 계신 경우가 많아요. 굉장히 많은 잔선과 지저분한 스케치북을 보여주시기도 하죠.
우리는 옮겨 그리는 연습을 하는 게 아니라, 내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지우개에 의지하기보다는 내 직관을 믿어보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최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