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한 자유
정치학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폭력이 서서히 감소하고 유례없는 평화기를 누리는 이유로 1970년대부터 민주주의 체제가 안정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들도 전쟁을 벌이거나 간혹 참여하는 경우가 있지만 서로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일은 없다.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낮은 수준의 공격 행위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낮은 수준의 공격행위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라.. 이 책에서 다루듯이 현재 미국은 민주주의 결함, 민주주의 부실단계로 강등, 민주주의 실패로 조명받는다.
미국은 51퍼센트의 다수가 통치하며 “가장 강한 정당은 물론 가장 약한 정당까지 모든 정파를 보호하는”것을 목적으로 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기보다는, 하나의 공화국이다. 따라서 인구수많은 주가 인구수 적은 주에 자신들이 의지를 강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선거인단 제도를 도입했다. 또 정부 내에서 과도하게 큰 권력을 갖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을 위한 장치로 거부권, 삼권분립을 도입했으며 의회를 상원과 하원으로 나누었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민주주의 국가는 수립과 유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쉽게 독재자에게 넘어가기도 한다. “너무 민주적일 때 민주주의는 실패한다”라고 2016년 언론인 앤드루 설리번Andrew Sullivan은 경고한 바 있다. 관용을 베풀다 못해 스스로가 잠식되기 시작하는 때가 민주주의가 과도해지는 지점이다. “지고한 자유로부터 (…) 야만적인 속박이 널리 퍼져” 폭군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플라톤은 《국가》에서 말했다. “폭군의 최우선 관심사는 갖가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지도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현재 미국 상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마치 트럼프가 독재자가 되려고 하는 수순처럼. 현재 부통령이 누군지 모르는 미국인이 29퍼센트, 다수당인 상원인지 하원인지 모르는 미국인이 62퍼센트라는 연구결과를 보듯이 정치에는 관심 없고 미국인을 위한다는 달콤한 말로 전 세계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은 폭군일까?
사회지배 성향과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공통적 특성은 자신들의 집단 동질성에 위협으로 느껴지는 외부자들에 대해서 극도의 불관용을 보인다는 점이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미국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라는 데 책을 보니 꽤 다르게 느껴진다. 하긴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수 없으니까. 사회지배성향이 강한 사람은 외부인을 열등한자, 지배당할자로 보며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강한 자는 외부인을 위협으로 인식한다. 결국엔 둘 다 위협이 되는 타 집단을 비인간화시킨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들은 민주당 지지자, 페미니스트를 영장류와 가깝게 인식한다. 살면서 내가 당해본 적은 없지만 타인이 나를 동물로 보는 것은 정말 치욕스러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인간화를 취급하는 모욕적인 언행이 있긴 있다. 전 대통령을 모욕할 때 동물사진을 들이미는 것, 그런 것과 같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들을 교육, 학습시켜서 생각을 바꿀 순 없을까?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문화 감수성 훈련이 본래 자리 잡고 있던 불관용 이데올로기를 오히려 더 공고하게 만들 수도 있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안타깝게도 교육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교육이 전부는 아니구나. 이러한 교육음 오히려 관용이 있는 사람들에게나 효과가 있지 불관용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없다. 즉 둘은 동일한 양극선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 자기 가축화 가설은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능력이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며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서 두루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시대와 문화와 국가를 막론하고 기층 심리는 같다. 극단주의자들은 구성원들에게 다른 집단이 우리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고 있다고 믿게 만들어 비인간화의 악순환을 개시하려 들 것이다. 실제로 위협이 되었건 아니건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이 커지면 중도에 있던 사람들까지 저 과녁의 외곽 원에 가까워져 폭력에 불을 지피고 적과 맞서게 된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극단이 극단을 부른다. 이 파트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나는 정치를 굉장히 순진하게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정치하는 자들은 대중에게 욕을 먹지만 꽤나 똑똑하고 지능적이다. 사람의 선한 본성 뒤에 숨은 악질의 속내를 잘 알아차리고 이용한다. 민주주의는 이 어두운 인간의 본성을 위해 설계된 제도라고 하지만 민주주의 뒤에서 정치인들은 이를 조종한다. 민주주의 하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정치적 갈등들이 더욱 어지럽게 느껴진다. 다행일지도 모르는 건 저자는 이러한 비인간화에 백신이 존재한다고 한다.
갈등을 완화하는 최상의 방법은 서로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불안이 낮은 상황에서 여러 집단이 함께할 수 있다면 학자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소수민족은 소수민족끼리 잘 지내야 갈등을 줄일 수 있고 인종분리학교 정책은 흑인교사에게서 흑인아이들이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갈등을 없애는 건 접촉이다. 서로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할 수 있어야 갈등이 줄어든다. 기존의 생각이 태도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데 주목했다면 이와 같은 생각은 행동의 변화가 태도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전에 한 영상에서 흑인분리정책이 찬사를 받았던 영상이 있었는데 그 영상에서는 다시 학교 통합을 하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백인과 흑인의 교실을 통합하니 흑인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으로 학교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했다. 이런 단점이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정책은 장기적으로 보아 이점이라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가장 배타적인 사람들이 접촉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심리학자 고든 호드슨Gordon Hodson은 사회지배 성향과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동성애자, 흑인 재소자, 이민자, 노숙자, 에이즈 환자 등 사회적 고정관념에 의해 차별받는 사람들과의 접촉에서 크게 영향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정말 다행인 연구결과이다. 나는 사회지배성향이나 우파권위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절대 변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첨언하자면 이 사람들은 꽤나 가방끈이 긴 지능 높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교육으로 바꿀 수 없지만 접촉으로 바꿀 수 있다니 긍정적인 연구결과이다.
가장 강력한 접촉의 형태는 진심 어린 우정이며, 우정에서 생성되는 관용은 전염되는 듯하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하지만 사람 자기 가축화 가설에 따르면 더 평화로운 전략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어낼 것이다. 폭력 시위는 위협감을 가중시켜 보복성 비인간화의 순환 고리에 불을 붙이게 될 것이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이러한 부드러운 에너지가 세상을 바꿨으면 한다.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고 생명을 잃으면서 얻어야 하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 마음속으로 알고 있고 믿었던 내용이 이 책에서 실제 연구 결과로 담겨 있어 글에 신뢰가 생긴다.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연구결과가 말해주는 진짜다.
이를 위해서는 양자 간에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도로 봉쇄나 기물 파손, 폭력 행사 같은 극단적인 시위 전술은 언론과 대중의 주의를 끄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실제 운동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나는 노동조합이 불법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점이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아무도 그들을 보호해 줄 수 없다. 뉴스 한 자리를 차지하며 대중의 주의를 끄는 데는 성공하지만 누가 그들을 응원할까.
사람 자기 가축화 가설은 증오에 대해 명쾌한 예측을 제시한다. 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외집단을 비인간화할 때, 즉 외집단 구성원을 인간 이하의 무언가로 말하는 것이 이를 듣는 상대방에게 최악의 폭력 행위를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언어를 제재하는 강력한 문화적 규범을 조성할 수 있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지만 증오연설에 관해 금지하는 법령이 마련된 국가가 많다.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유세는 여러모로 다른 유세와 비교할 수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유세 기간 내내 외집단을 비인간화하는 수사를 거침없이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 이 책은 트럼프가 첫 번째 대통령 선거유세 즈음에 써진 거 같은 데 그때도 선거유세 때 꽤나 적나라했다. 이 책을 내가 볼 땐 두 번째 대통령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을 보면서 일명 독재자의 특성에서 트럼프가 보였는데 역시나 이 책에 트럼프가 빠지지 않는다. 트럼프는 똑똑하고 사람들을 잘 이용할 줄 안다.
최악은 사람들의 접촉을 막는 도시다. 고층 건물이 만들어내는 것은 몇 년을 같은 층에 살면서도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을 이웃, 사람들이 오가며 일상을 만들어내는 길가라고는 없이, 네모반듯한 대형 체인점과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만 즐비하고, 철통 같은 입구며 담장으로 동네에 머물거나 돌아다니는 것을 가로막는 동네, 고속도로가 동네를 통과해서 건널목이나 녹지 한 뙈기 없는 풍경이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저자가 한국에 방문하면 꽤나 놀랄 듯싶다. 사실 이러한 접촉을 막는 게 순기능은 범죄자들의 접근을 막는다는 것이고 역기능은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어 타인이 속한 집단을 비인간화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는 더 높아지고 외부인이 아파트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으며 아파트 내 사람들끼리의 사회적 동질성만 더욱 깊어지게 하는 구조인가.
서식지는 바뀌었지만 우리 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종이다. 우리는 출신이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할 때 가장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 외부가 차단된 소외가 주는 외로움은 매체를 통해 해결하는 현대사회이다. 타인과의 접촉이 오히려 불편하고 짜증 나기도 한다. 괜히 기분만 상할 일을 만들고 오히려 혼자 지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도 사로잡힌다. 하지만 인간은 고립될수록 편협해지고 이기적이다. 상처받을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게 되면 평생을 이기심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