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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까 Oct 29. 2023

결국 나는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오늘 브런치를 연 것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팝업스토어라기엔 매매가 아닌 교환을 하는 곳이었고 심지어 ‘물물교환’이라는 초등학교 이후 해보지 않았던 산뜻한 소재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솟는 성수동에서 한다니 필자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무료전시에다가 판매하는 것 하나 없는 곳에서 빈손으로 들어가고 빈손으로 나오겠다 하니 입장이 무언가 주저스러웠는데 주인장님이 반갑게 맞이하셔주셨어요


‘이야기 말미잘 물건들’

물건에 이야기 담은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물건들의 이야기


요즘 필자는 미니멀리즘 꿈꾸고 있습니다 (사실 꿈만 꾸고 있습니다)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지나 많은 물건을 소비하면서 또 재활용 쓰레기를 재생산하면서 그것들은 잔뜩 모아 분리수거 하는 스스로의 행태가 불만족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은 물건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야기 말미잘 물건들이라는 애정 어린 물건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한편에는 질문지가 적혀 메모장이 놓여있습니다.

2년 전이던가요, 회사 재직 중에 생각 없이 살아가는 제 모습이 싫어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질문이 가득 적힌 책을 빌려 본 적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가장 소중한 물건이 무엇이니?”

라는 질문보다


“주택청약통장은 만들었니?”

“집 몇 평이니?”

“직장 어디니? “

이런 질문들이 가까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런 질문들은 기분은 언짢고 답하기는 쉽습니다.


그렇지만 내게 소중한 물건이 무엇인지라던지 다른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물건은 무엇인지는 한참을 탁자 위 메모지 앞에서 고민을 했지만 떠오르지 않았고 기분은 좋지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서도 내가 그렇게 많은 물건들은 주문해왔고 택배상자도 열어보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물건 하나 생각나지 않았다는 게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내 주변을 둘러싼 물건들은 모두 허상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기루 같은 나의 물건들.

그곳에 있었지만 내 마음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들.

나와 함께 공간을 차지하지만 나의 마음 한편 결코 내주지 않았던 물건들.



내 마음 한편을 차지한 나의 물건은 무엇인가?

평생 함께할 동반자 한 명을 내 인생에서 사귀듯 물건 하나쯤 사겨도 되지 않을까합니다

필자는 아직 그 물건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도 신중해서 사귀는데 물건도 한 번 신중하게 선택해보려구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믿고 끝까지 함께 하는 사람들,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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