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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보선생 Sep 30. 2020

나무늘보의 선택

모두가 가는 길의 반대로 진화한 동물이 주는 교훈


보통 진화라고 하면 더 빠르고 강하게 변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모두가 가는 그 길의 반대를 택한 동물이 있다. 나무늘보라 불리는 이 동물은 생존을 위해서 더 강하고 빠르게 변하는 대신에 더 느리게 움직이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적고 느리기 때문에 근육량이 적어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다. 거의 하루 종일 나무에 매달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18시간 이상을 잠으로 보내는 이 동물이야 말로 요즘 유행어처럼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 하는 동물이다. 


에너지 소모가 워낙 적은 덕분에 하루에 나뭇잎 3개만 먹고도 살 수 있다는 이 동물에게 영어로 게으름뱅이라는 뜻의 Sloth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뭔가 억울하다. 살기 위해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의 삶에 누구보다 충실한 동물일진대 말이다. 


꿈을 찾아라. 생산적인 사람이 되어라. 언제부터인가 우린 강박적으로 뭔가를 이루어야 하고 성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사는 듯하다. 그래서 뭔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때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열심히 일한 나에게 휴가를 주어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몸은 쉬지만 마음은 뭔가를 계속해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린다. 


지금 이런 기분을 느낀다면 나무늘보에게서 뭔가 배울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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