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브런치를 시작한 지 3주 남짓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주에서 나무늘보처럼 편안하게 쉬면서 지내다가 문득 소통이 하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해서 글을 몇 편 썼습니다. 그 글을 보고 언니가 브런치를 시작해보라고 추천했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쓰고 나면 또 다른 쓸 거리가 생각났습니다. 대부분의 글은 그날그날 떠오른 생각을 쓴 내용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이 나서 선택에 대한 글을 쓰고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누워있기를 정말 좋아하는 데 가만히 누워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서 일어나 앉아 쓴 글도 많았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남편은 나무늘보 답지 않게 갑자기 부지런해졌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하루의 상당한 시간을 쉬면서 보내는 저는 여전히 나무늘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삶에도 쉼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시간을 갖고 나니 하고 싶은 것도 생깁니다. 바쁜 삶을 채우던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들을 비우고 나니 그동안 내 안에 채워져 있던 이야기가 술술 나왔습니다. 나오는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쓴 에세이가 어느덧 20개가 모여 브런치 북으로도 묶었습니다. 힘 빼고 사는 삶에 대해 쓴 제 글을 보고 자신은 힘 빼고 살기가 참 어렵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말이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저도 그랬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힘 빼고 살기 힘들지"라는 책 제목이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요즘 글을 쓴다고 하니 외국어 학습에 대한 글을 쓰는 줄 알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 전공이 외국어 습득입니다. 지금은 휴직 중이지만 미 국무부에서 외국어 교사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합니다.
힘 빼고 살기 힘들지 에세이는 쓰면서 제가 행복해서 썼습니다. 편안한 마음이 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좋아하는 지인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글을 통해 제가 지내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고 좋아하는 지인도 있었습니다. 잘 지내는 것 같아 기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응원도 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행복한 마음이 더 커지고 충만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찌 보면 나무늘보 에세이는 저를 위해 쓴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뭔가 자기만족적인 글만 쓰고 있는 게 아닌가. 내가 행복한 것도 좋고 행복을 표현하고 나누는 것도 좋지만 뭔가 다른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영어 공부에 대한 글도 쓰기로 했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영어 공부에 대한 대중적인 글을 써 보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제일 잘 아는 주제이니만큼 영어 공부에 대해 쓰면 뭔가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미 제 안에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분명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내용도 있습니다.
사실 몇 달 전에도 영어 공부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혼자 시작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고 재미가 없어서 그만뒀었습니다. 전공 분야이다 보니 이런 주제로 쓰려고 하다 보면 자꾸 어렵고 딱딱하게 써집니다. 학자들의 의견이 워낙 분분하다 보니 "이렇게 해라"라고 쉽게 단정하여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조금 쓰다가 재미가 없어서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왠지 브런치에 글을 쓰면 좀 더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더 뭔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신이 납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삶에 대한 에세이도 계속 쓸 생각입니다. 영어 공부 글이든 나무늘보 에세이든 쓸 거리가 생각나는 대로 쓸 생각입니다. 어떤 내용이 될지 어떤 형식이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쓰다가 쓸 거리가 생각이 안 나거나 즐겁지 않으면 미안하지만 그만 쓸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힘 빼고 흘러가는 대로 쓸 생각입니다. 그 흘러 흘러 가는 길이 저 혼자만 행복하게 가는 길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여정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안내 드리는 말씀
앞으로 영어 공부에 관한 글은 블로그에 쓰겠습니다. 브런치에는 에세이만 올립니다. 전혀 다른 주제와 성격의 글이라 각각 다른 곳에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입니다. 영어 공부에 관한 글을 계속 읽고 싶으시면 제 블로그로 오시면 되겠습니다. 그동안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합니다. 항상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