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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마케터 Mar 14. 2023

매번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는?

데이트 폭력 그 이후

매번 연애에 실패하면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그동안 과거에 묶인 채로 상처에 젖어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이제부터 상처를 놓아주기로 했다. 당분간 이곳에 최근과 과거가 오가는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나의 밑낯. 




괜찮다. 사랑에 실패는 없었다


나는 무엇이든 늦었다. 대학도 남보다 늦게 들어갔고 첫 연애도 성인이 된 한참 뒤였다. 취직도 당연히 늦었다. 그 늦음을 따라잡기 위해 남보다 몇 배 노력했다. 


학교생활, 연애, 그리고 일에 있어서 난 악착 같이 살았다. 삶이 쉽지는 않았다. 연애도 예외는 아니었다. 긴 몇 번의 연애, 그리고 짧은 몇 번의 연애, 나는 꽤 많은 연애를 했다. 


하지만 싫증을 낸 건 매번 내쪽이었다. 쉽게 잡히는 사람은 거절했고 시작부터 역경이 예상되는 연애는 매달렸다. 상처가 덧날 즈음 다시 상처가 났고 그렇게 연애=실패의 공식을 이어갔다. 


상처가 아물 날 없이 나는 꽤나 아픈 나날들을 지나쳐 온 것도 같다. 일은 열심히 하면 인정을 받았지만 연애는 그렇지 않았다. 노력하면 할수록 더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숱한 연애를 이어오며 어느덧 40대 초반이 되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항상 누군가의 대시를 받았고 어렵지 않게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왔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더 늪에 빠지게 했다.




4년간의 데이트 폭력, 그 이후


내게 기억 남는 연애는 단 한 번 뿐이었다. 4년 간의 지독한 연애, 나는 그 연애를 지워버리고자 이후 4년을 고통 속에서 지냈다. 그는 우리가 만난 지 2년이 지나고부터 나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길에서 내동댕이 쳐지고 유리조각에 발바닥이 찢겨 피를 철철 흘리며 병원에 가던 날들이었다. 너무 사랑했기에 나는 다시 그 곁에 주저앉곤 했다. 그렇게 4년 동안 나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그와 헤어졌다.


그와 헤어진 후 다시 4년, 나는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연애도 물론 하지 못했고. 그렇게 4년을 지내고 나서야 겨우 나는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기 시작했지만.


이제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날 때리면 어떻게 하지?' 트라우마에 누구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30대 후반이었을까? 나는 처음으로 내가 데이트 폭력으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그때서야 정말 그를 놔줄 때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를 지워내기 위한 노력, 실패의 연속


나의 숱한 연애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별 마음이 없어도 그냥 누군가를 만나기도 했고 별 트러블이 없음에도 그냥 누군가와 헤어지기도 했다. 


그냥 만났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난 평생 누구도 만나지 못할 것만 같았기에. 하지만 사랑 없는 연애도 헤어지고서는 늘 아팠다. 짧은 연애든, 마음 없는 연애든 이별은 슬픈 법이니까.


겉으로 보기에 너무 말짱한 오히려 반듯하기까지 해서 흠이라곤 없어 보이는 나는 사실 아픈 사람이다. 최근의 연애도 그랬다. 마음 없이 시작해, 마음 둠 없이 끝났다. 


하지만, 역시나, 많이 아팠고 많이 울었다. 어쩌면 난 영영 이렇게 혼자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지금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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