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불가사의 한 에너지를 주는 것들

13.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

by Slowandsteady

일상에서 문득 불가사의 한 에너지를 주는 것이 있다.


가만히 내 생각과 감정을 관찰한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무관하다. 단지 애써 관찰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이므로 시간을 내어 관찰한다. 나에게 한동안 시간이 많이 있으므로 충분히 관찰해 보려고 노력한다. (분명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어쩌면 기분이 좋다기보다 자존감이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내가 단단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을 느끼는 날이 있다. 그래서 더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근원을 찾아냈다.


그 느낌의 근원은 바로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마음이다. 대상은 평소에 내가 노려보고 관심을 갖고 있던 것일 수도 있고, 단지 요즘 하고 있는 일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테니스를 배우고 있는데 게임을 하러 나가게 됐다. 다들 초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보다 오래 친 사람들이고, 게임도 여러 번 해본 사람들이었다. 민폐만 되지 말자며 게임을 한다. 그런데 몇 번 치다 보니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자신감과는 조금 다른 결이다. ‘나 잘하는데?’가 아니라 ‘조금만 하면 저만큼은 나도 하겠는데? 나도 나쁘지 않은데?’의 느낌인 것이다.(물론 어디까지나 느낌일 뿐이다.)


내 일상에서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은 뭐가 있을까.


좀 전에 말한 것처럼 운동을 할 때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내가 치는 포핸드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오늘은 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바로 불가사의 한 에너지를 느낀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적은 글이나 책을 볼 때, 가끔은 ‘이 정도는 나도 쓰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요즘은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내고, 그만큼 다양한 주제의 글이 있다. 그리고 종종 아주 설익은 글을 사진이나 마케팅으로 잘 포장해 둔 책을 만난다. 그런 글을 만났을 때도 불가사의 한 에너지를 느낀다.


또 뭐가 있을까. 나에게 불가사의 한 에너지를 주는 것들. 아주 작은 것이어도 그런 느낌을 주는 것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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