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내가 싫어하는 것도 탐색하기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탐색하다 보면 싫어하는 것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왜 싫은지 알게 되면 그것도 그것대로 도움이 된다.
오늘은 아들과 점심 식사를 위해 동네 작은 식당에 갔다. 유리문 너머로 안을 들여다보니 마침 자리가 만석이었다. 다행히 빈 그릇이 있는 테이블이 있어 조금만 기다리면 자리가 날 것 같았다.
“조금만 기다리면 자리가 날 것 같아.”
아들에게 말했다.
잠시 후 태닝을 한 어떤 엄마가 딸아이와 함께 가게에 왔다. 우리가 유리문 앞에 서 있었지만 마치 들어가겠다는 기세로 옆을 지나갔다. 내가 눈치를 준 것을 알았는지 기다리시는 거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가게는 만두와 국수를 파는 작은 식당이었다. 그런 가게들이 대체로 그렇듯 밖에 찜기가 있고, 주인은 가게 안과 밖으로 왔다 갔다 했다. 주인은 아주 바빠 보였고, 나는 어련히 자리를 정리하고 안내해 주겠거니 기다리는데 그 여자가 주인에게 기다리고 있다는 티를 내며 말을 걸었다.
”많이 기다려야 돼요? “
안에서 두 테이블이 함께 일어났다. 그리고 기다리던 두 팀을 모두 들어오게 했다. 출입구에서 가까운 쪽 자리는 약간 정리가 되어 있었고, 좀 더 안 쪽 자리는 정리가 안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앞에 있었으니 아들과 안쪽 자리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러는 사이 그 여자는 자리에 앉지 않고 입구의 키오스크에서 먼저 주문을 했다. 아주 작은 가게여서 크게 차이는 나지 않겠지만, 우리가 먼저 왔는데 주문을 먼저 하니 왠지 새치기를 당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자, 그 사람에게도, 가게에서 순서대로 안내해주지 않은 주인에게도 나 혼자 심술이 났다. 내가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이런 것이다. 새치기당하는 것, 혹은 그런 느낌이 드는 상황을 맞는 것. 무언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그러나 이럴 때 중요한 것은 그런 일들을 얼른 마음에서 털어버리는 자세다. 인생의 시간 축을 조금만 길게 늘여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다. 그들이 아주 조금 빨리 음식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봤자 큰 차이는 없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좋다.
심지어 그렇게 행동한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쓸 것이다. 아마 자신들이 새치기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만 손해다. 그들이 그것을 인지했든, 그렇지 않았든 가게 앞에서 기다리는 태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고, 잠깐 기분이 상했지만 굳이 거기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물론 지금처럼 식당의 주문 순서가 아니라 중요한 일이라면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속으로 불편한 것보다 상대에게 말하는 불편을 겪는 것이 낫다.
일상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쉽게 말해 감정적으로 휘말리는 일들은 많이 일어난다. 잘잘못을 굳이 따져야 하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얼른 마음에서 털어낸다. (굳이 따지자면 내 잘못도 조금 있다거나, 조금이라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더) 내 감정이 상했다는 티를 내거나, 굳이 그들의 태도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들은 당연히 사과하지 않을 것이고, 나만 감정적으로 미숙한 사람이 돼버릴 것이다. 그러니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혹은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생각하거나, 이미 끝난 사건은 다른 것으로 생각을 돌리는 것이 좋다. 그게 내 에너지를 지키는 법이고, 마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 맥락에서 내가 싫어하는 것을 탐색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것 역시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내 감정을 지켜줄 수 있는 재료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