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신발 안 작은 돌멩이 같은 일들은 빨리 해버리기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그런 일들이 있다. 꼭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 일들. 예를 들면 집 정수기의 냉수가 시원하지 않다든가(그렇다고 물을 못 마시는 건 아니니까), 지난 여름 썼던 먼지 쌓인 선풍기를 정리한다든가(꼭 지금 안 해도 되니까), 스티커를 붙여 처리해야 하는 쓰레기 정리 같은, 그런 일들.
그런데 이런 건 의외로 자꾸 신경이 쓰인다. 분명 큰 문제는 아닌데 괜히 찝찝하다. 뭔가 미묘하게 불편한 상태가 지속된다. 일상 속에 이런 불편이 하나씩 있으면, 눈에 띌 때마다 ’아, 이거 나중에 해야 하는데 ‘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한 번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같지만, 그때마다 조금씩 에너지를 뺏긴다.
내가 거슬리는 건 바로 그 점이다. 당장은 괜찮지만 자꾸 떠오르는 것. 잊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사용하려고 했을 때 거슬리는 것. 신발 안에 돌아다니는 작은 돌멩이처럼 계속 거슬린다.
그럼에도 바로잡지 못하는 것은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평소에 잘 켜지 않던 오래된 노트북을 켜야만 하거나, 평소에 쓰지 않는 큰 쓰레기봉투를 준비해서 처리해야 한다. 거슬리는 것을 처리하기 위해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그 일을 정리하고 나면 그 불편은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에너지를 뺏기지도 않는다. 심지어 시원한 물을 마실 때마다 잘 조치했다며 어떤 만족감을 줄 수도 있다.
역시 한 번만 하면 되는 일이라면, 조금 귀찮더라도 얼른 해버리는 쪽이 낫다. 안고 가기에는 야금야금 내 에너지를 뺏어가는 일이다. 익숙하다고 해서 그 상태가 진짜 편한 것은 아니다. 볼 때마다,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쓰이고 불편한 감정이 든다면 그걸 벗어나는 게 더 낫다.
나를 계속 불편하게 하는 감정을 없애는 건 의외로 간단한 행동 하나에서 시작할 수 있다. 고객센터 전화하기, 상담 예약, 커다란 봉투 준비. 그렇게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자. 그렇게 나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주는 일을 해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