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자전거 여행기
‘뉴질랜드 자전거 캠핑 여행’을 언젠가 정리해야지.'
친구들의 여행사진을 보니 가슴이 뛴다.
영국으로 해외공연을 겸해 단체 여행을 간 연극인 친구들
지난해 뉴질랜드 토마토 농장에 다녀온 고슴도치
제주도에서 실컷 여름을 즐긴 아티초크
지난해의 계곡이 그리워 한 시간짜리 계곡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한때 내가 ‘여행작가’로 불리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나 혼자 발리>는 삶의 방향과 태도에 대한 책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외피는 여행책.
언제 뉴질랜드에 다녀왔나 찾아보니 10년도 훌쩍 넘었다.
2011.12.05~2012.1.25
호주 갔다가 뉴질랜드 남섬 한 달 돌고 다시 호주로 돌아와서
그때 탔던 자전거 이고 지고 광저우-홍콩 들러서 돌아 왔었다.
매일매일 썼던 일기가 있고, 하루에 얼마나 달렸는지 기록도, 얼마를 썼는지 기록한 정산서도 있다.
소리로도 기록하고 싶어서 녹음해둔 파일까지.
일기는 16만자, A4로만 150쪽이 넘는다.
2014년에 에세이로 써보려고 시도했다가 만 흔적도 있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첫날밤이었다.
별이 좋다는 여행기가 기억나 귀찮지만 텐트 안에서 고개를 내밀어 하늘을 봤다.
와, 아름답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어떤 말로 설명해낼 수 있을까.
추워서 오래 지켜보지는 못했다.
짧게 감동하고 다시 침낭 안으로 기어들어왔다.
그 뒤로도 새벽 시간에 두어번 그런 밤하늘을 볼 기회가 있었다.
침낭을 몸에 감거나 뜨거운 물병을 안고 조금 더 추위를 버티기는 했지만 느긋하게 즐기지는 못했다.
너무 오래전이라 다시 정리해서 책으로 내기는 힘들겠지,
그때의 기록을 기반으로 다시 자전거 여행을 가고 싶다.
이젠 체력이 떨어져 그때처럼 내내 자전거만 탈 수는 없을테니 캠핑카에 자전거 싣고 다녀도 좋겠다.
캠핑카로 비슷한 루트를 달려 그때의 자전거여행, 지금의 자동차 여행이라는 비교를 해도 좋겠고. 자전거를 싣고 다니면서 가끔 자전거를 타도 좋겠다. 그러려면 여행을 다시 가야하는데, 가지는 어떻게 하지. 데리고 갈 순 없는데… 가지 무지개다리 건너면 그 때 가? 그럼 그때만을 기다리는 거 같잖아. 다시 안 간다는 뜻이야? 아니. 방법을 찾자. 이번엔 혼자 말고 누구랑 같이 가고 싶기도 하다. 꼭 애인일 필요는 없지만 혼자, 친구, 가족이랑은 해봤지만 애인이랑은 안해봤다는 점에서 애인이랑 조금 긴 여행을 가보고 싶다.
굳이 뉴질랜드가 아니어도 된다. 자전거를 싣고 순천행 기차를 타서 그림책도서관 이수지 작가의 전시를 보러 가도 된다. 여행… 안 간지 너무 오래되었군. 휴가도 여행도 너무 안 했다. 맨날 일만하는 기분이야. 그래서 팍팍해졌나….
8월의 회고
오랜만에 감정의 기복이 좀 있었다.
슬프고 괴롭고 화나고 짜증나는 날들.
타로카드를 다 그렸다. 뿌듯하고 약간 멍하다.
출간 잔치,북토크, 굿즈 제작 등 바쁘게 움직였다.
9월엔 북페어가 예정되어 있다. 피곤할 거 같지만 기대도 된다.
감기몸살로 월말즈음 일주일 내내 아팠다.
뒤이어 애인이 아프고 나는 못마땅했고 서로 마음이 다쳤다.
충분히 대화하고,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마냥 좋기만 한 관계는 있을 수 없다.
솔직하게 대화하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것만이 관계를 지속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