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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힐 Phoon Hill

이가지 님과 신바닥 님이 들려주는 여행만담. 빼어난 여행_02

by badac

# 새해맞이 해맞이 여행


이가지 : 오늘은 어디로 가냥?


신바닥 : 연말연시에 어울리게 해맞이 여행을 가볼까요?


이가지 : 해가 바뀌는 게 뭐 어떻다고 인간들은 참 호들갑이야. 그래서 이번엔 어디냥?


신바닥 : 네팔입니다.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중간에 일출을 보기 좋은 전망대가 있습니다. 여행사에서 일할 때 손님들하고 여러 번 갔는데 (고객님들 때문에 맘 상할 때도 막상 가면 너무 아름다우니까) 갈 때마다 좋더라고요. 바로 푼힐Poon Hill입니다.


이가지 : 흠. 고생이 많았구나. 그러니까 집 나가면 고생이야. (집에서 내 수발이나 들지)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이라니.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그런데 히말라야가 네팔에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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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신바닥 : 인도 대륙과 티베트 사이에 놓여있는데 길이가 2,500km가 되기 때문에 네팔, 미얀마, 부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중국, 파키스탄에 걸쳐 있는데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칸첸중가를 비롯해 8천 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많이 있어서 네팔로 많이들 갑니다.


이가지 : 오우. 그럼 전문 산악인들이 가는 그런 높은 산을 간단 말이냥?


신바닥 : 아니요. 전문 산악 등반가들은 높은 설산에 오르겠지만 일반 여행자들은 그런 산을 바라보면서 3~4천미터 정도의 산기슭을 걷는 트레킹을 많이 합니다.


#트레킹 #하이킹 #고산병


이가지 : 걷는 다며? 그럼 산책아니냥. 나도 산책 좋아하는데 (네 이가지 님은 나무타기를 즐기는 산책냥입니다) 트레킹, 하이킹, 뭔 말이 그렇게 많고 어렵냥?

22279451_1250670021745973_3185060300216933845_n.jpg 꽃보다 아름다운 이가지 님
24058885_1286699204809721_8702356986414408002_n.jpg 늠름한 모습도 아름다운 이가지 님

신바닥 : 맞습니다. 다 걷는 겁니다. 그래도 굳이 차이를 말씀드리자면 산책이나 평지를 걷는 도보여행을 하이킹이라고 하는 거 같아요. 요즘은 많이 생겼던데 하루나 반나절, 몇 시간 정도 도심 구석구석이나 골목길을 걷는 도보여행코스가 있잖아요. 그런걸 주로 하이킹이라고 하고, 트레킹은 그것보다는 힘든 산길, 지리산 둘레길이나 제주 올레길을 말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아요. 사전을 찾아보니 트레킹은 산길을 걷는 느리고 힘든 하이킹이다 이렇게 나와있더라고요. 굳이 용어에 신경 쓰면서 내가 하이킹을 하고 있군, 아니 트레킹인가 고민할 필요는 없을 거 같고. 여행책자나 안내에 이런 말이 있을 때 얼마나 힘든가를 가늠하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가지 : 그러니까 히말라야 트레킹은 히말라야 산기슭을 걷는 힘들고 느린 도보여행이다. 이런 뜻이구나. 나도 갈 수 있겠넹.


신바닥 : 그럼요. 나중에 꼭 모시고 갈게요. 히말라야 트레킹은 히말라야에 자리한 여러 산들을 바라보며, 산길을 걷는 것입니다. 산기슭이라고 해도 네팔이 우리나라 보다 고도가 높기 때문에 해발 2천~3천 정도 됩니다. 수도인 카트만두가 해발 1400미터인데요. 우리나라는 한라산이 1950미터, 지리산 천왕봉이 1915미터거든요. 많이들 가시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는 트레킹 코스가 2천 미터에서 시작해서 4천 미터까지 올라갑니다.


이가지 : 아우. 그럼 고산병 걸리겠다.


신바닥 : 조심해야죠. 서서히 고도에 적응하도록 하루에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아야 하고, 물을 많이 마시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춥다고 뜨거운 물로 갑자기 샤워하면 위험한 경우도 있다고 해서 저는 춥기도 하고, 산악지대로 가면 물이 귀하니까 트레킹 끝날 때까지 안 씼기도 했어요.


이가지 : 나도 씻는 거 싫어. 그거 참 마음에 든다냥. 근데 해맞이 여행지 푼힐 얘기는 언제 할꺼냥.


#히말라야 트레킹


신바닥 : 네, 지금 바로 합니다. 푼힐에서 일출을 보는 코스에서는 고라파니라는 마을에서 묵으면서 다음날 해뜨는 시간에 맞춰서 한 시간 정도 산을 올라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아주 힘들지는 않습니다. 푼힐은 3210미터로 다른 곳에 비해서 높지 않으면서도 설산들을 볼 수 있고 일출포인트라서 전세계 여행자들이 많이찾아옵니다.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는 고도, 난이도, 총 길이에 따라 다양한데요. 안나푸르나 산을 산바퀴 도는 서킷, 베이스 캠프까지 올라가는 ABC 트랙, 마차푸차레 산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는 MBC 트랙 등 일정이 있는데요. 푼힐은 짧게는 2박 3일에서 체력이 약하거나 느긋하게 가시는 분들도 4박 5일이면 충분한 일정이라 최소 2주에서 한 달 가까이 걸리는 다른 트랙에 비해 접근하기 쉬운 편입니다. 한국에서 네팔까지 가는 시간, 카트만두에서 트레킹 장소인 다른 도시 포카라까지 이동하는 시간까지 더해 7박 8일 정도로 갈 수 있어요.


이가지 : 오 나도 갈래. 나무 타는 거 좋아. 거기 나무 많지? 그리고 한 달 내내 노는 거 좋지만 인간은 그러기 힘들잖아. 내 사료값도 벌어야하고...


신바닥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잖아,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야!) 히말라야를 지구의 지붕이라고 하잖아요. 설산 사이로 해가 뜨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경이로워서 착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게다가 새벽에 덜덜 떨면서 밀크티, 그러니까 찌아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아, 아름답다. 남은 생은 열심히 착하게 살아야지. 이런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가지 : 흠. 나는 고기가 더 좋은데. 네팔에 다른 맛있는 거는 더 없어? 거기 인간들은 뭐 먹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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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음식 ‘달밧’


신바닥 : 네팔의 주식은 달밧입니다. 달은 카레랑 비슷하게 생겼고 여러 가지 콩으로 만들어요. 밧은 쌀밥입니다. 달을 밧과 섞어서 먹고 우리네 김치처럼 각종 향신료에 무치거나 요리한 채소들나 고기 등을 함께 먹습니다. 그리고 네팔 사람들은 손으로 밥을 먹는데요. 저는 그분들을 따라서 손으로 먹는 걸 좋아했어요. 음식이 뜨거운데도 참 잘드시더라고요. 아주 맛있습니다.


이가지 : 나는 손도 안 쓰고 바로 입으로 먹는다냥. 부럽지?


#네팔 지진 그 이후,


이가지 : 그런데 2015년에 네팔에 큰 지진이 났잖아. 지진 무서워. 지금은 괜찮아? 다들 피해복구하느라 고생하는데 우리는 막 놀러 여행 가도 괜찮아?


신바닥 : 가도 괜찮고, 가야 한다고들 해요. 지진 때 엄청난 피해가 있었잖아요. 마을이 통째로 사라진 곳도 있고요. 원래 네팔은 다양한 산업기반이 없는 곳이고 아직까지 신분제도 남아 있고 정치적 상황도 불안정해서 히말라야라는 관광자원에 기대 살아가는 분들이 많으셨데요. 그래서 지진이후 우리는 더 많이 여행을 가고, 더 많이 그분들의 삶을 응원하면 좋지요. 그런 의무나 당위가 아니더라고 네팔의 자연은 정말, 너무 아름다우니까요. “네팔은 여전히 아름답다”라는 책을 읽어는데요. 네팔에서 2년간 국제개발업무를 하셨던 분이 네팔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쓰신 책이더라고요. 좋은 사진도 많고, 네팔 사람들과의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많고요. 지금도 네팔에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저도 가보지 않은 여행지가 있는데 그 책을 보고 조만간 다시 네팔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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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지 : 그땐 나도 데려가라냥.


신바닥 : 네네, 같이 가주세요. 제발

야옹.JPG 네팔에서 만난 고양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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