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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Hokkaido 北海道(북해도)

이가지 님과 신바닥 님이 들려주는 여행만담. 빼어난 여행_03

by badac

이가지 : 인간, 감기에 걸렸다는 소문이 있던데?


신바닥 : 네, 너무 추워서 콜록. 콧물이 줄줄 나고 몸살로 고생 좀 했습니다.


이가지 : 그러냥? 여행은 무슨 여행이야, 그럼 이번 화는 쉬고 방바닥에서 만화책이나 볼까냥?


신바닥 : 아닙니다. 콜록. 킁킁. 그래도 할 얘기는 해야죠. 이렇게 추운 날 어울리는 뜨끈뜨끈한 이야기로 준비했습니다.


이가지 : 그래, 그럼. 난 방에서 뒹구는 게 더 좋은데.


# 추운 겨울엔 노천 온천이 좋죠


신바닥 : 추울 땐 저도 집에 있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또 추위를 피해 호주나 아시아 쪽 따뜻한 나라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요. 또 그만큼 좋은 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는 온천여행입니다. 저는 욕조에 물 받아서 목욕하는 걸 원래도 좋아하는데요, 겨울의 노천온천은 정말 최고입니다.


이가지 : 으악. 목욕 싫다냥. 그래 저번에 보니까 인간 너, 김이 막 나는 물에 막 들어가있던데 괜찮냥? 안 뜨겁냥? 물이 좋아?


신바닥 : 온천욕 맛을 보시면 가지님도 참 좋아하실텐데. 오래전이긴하지만 일본 홋카이도 갔을 때 들른 온천 얘기를 좀 드려도 될까요?


이가지 : 모르겠다냥. 내가 싫어도 인간들은 좋아하면 해야지 뭐. 근데 일본에 유명한 온천 엄청 많지 않냥?


# 홋카이도 노보리베츠


신바닥 : 네, 맞습니다. 일본에 유명한 온천여행지가 많아요. 유후인, 벳푸, 하코네, 이부스키 등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홋가이도의 노보리베츠를 갔었습니다. 유황온천 때문에 강물이 뿌연 회색빛이고 마을 전체에 유황냄새가 가득한 인상적인 마을이었습니다. 유황이 가득하고 증기가 뿜어져나오는 분화구가 관광명소인데요. 이름이 지고쿠다니, 지옥계곡입니다. 온천수가 나오는 곳이지요. 지옥계곡으로 가는 길에 족욕을 할 수 있떠라고요. 보기에는 산에 흔하게 있는 시냇물처럼 생겼는데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유황온천인거죠.


이가지 : 그래? 뭐 관심은 별로 없지만 계속 얘기해보라냥.


신바닥 : 재미있는 게요, 온천장 입구에서 얇은 수건을 팔더라고요. 그때는 일본어를 하는 지인이 있어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나중에 일본 온천 예절을 좀 찾아봤더니 전체적으로 몸에 두르는 큰 수건은 안 되고 작은 수건만 들고 들어갈 수 있나봐요. 숙박을 하는 경우에는 방에 큰 수건과 작은 수건이 마련되어 있을 거고, 그 중 작은 수건을 들고 들어가야 한답니다. 온천탕 안에서 간단히 찬물로 몸을 적시거나 머리 위에 얹어두는 용도라고 해요. 숙박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건을 대여하거나 구입하더라고요. 기념품이다 생각하고 하나 샀는데 얇고 작아서 돌아와서도 여행용으로 종종 가지고 다닙니다.


저는 같이 가신 분이 추운 날 온천을 할 때는 물속에 들어가서 머리 위로 수건을 들어서 빙빙 돌리면 돌리는 사이에 얼기도 한다, 그만큼 춥고 그래서 뜨거운 온천욕이 좋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직접 해보니 얼지는 않더라고요.


이가지 : 그 말을 믿냥? 설마 정말 그렇게 얼겠어. 어리석은 인간 같으니라구. 일본식 에절이라고 이상한 행동을 시켜도 그대로 할 사람일세 이 인간은.


# 온천 예절 및 이용 방법


신바닥 : 온천 이용 방법이 있기는 하더라고요. 자기 수건을 가져가져 되는지 안 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업장마다 다를 거 같고요. 다만 커다란 목욕 타올은 들고 들어가면 안 되는 거 같아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온천 이용 예절은, 사실 상식적인 내용인데 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한 번 씻는 겁니다.


이가지 : 그게 무슨 예절이야, 기본적으로 다들 알고 있는, 지켜야 하는 규칙 같은 거 아니냥?


신바닥 : 물론 그렇죠. 그렇지만 세상에 다양한 인간들이....


이가지 : 설마 안 씻고 탕에 들어간다고? 고양이도 아닌 인간이? 인간은 평소에 그루밍도 안 하잖아!


신바닥 :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갈 때도 샤워를 꼭 하고 들어갑시다. 여럿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이니까요. 특히 온천을 할 때는 너무 뜨거운 물에 갑자기 들어가면 사고가 날 수 있으니까 천천히 몸을 덥히는 역할도 합니다. 미지근한 물로 먼저 샤워하시고요, 온천탕에 들어갈 때도 풍덩 들어가지 말고 천천히 몸을 담구셔야 합니다.


이가지 : 인간들이란 참. 그건 그렇고 홋가이도는 눈이 엄청 많이 온다며?


# 삿뽀로 눈 축제

cat.JPG 홋카이도에서 만난 고양이 님

신바닥 : 네. 눈이 정말 많이 옵니다. 제가 갔을 때 어떤 장면을 봤냐면요. 눈이 오면 집앞에 눈을 쓸어 치우잖아요. 그 치운 눈이 지붕까지 닿더라고요. 그래도 사시는 분들은 기후변화 때문인지 눈이 예전만큼 오지 않는다고 걱정하시고요. 길에도 열선이 깔려있데요. 눈 잘 녹으라고. 어쨌든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눈축제가 열립니다. 매년 2월초에 삿뽀로 시 오도리공원에 눈조각상이 전시되는데요. 올해는 2월 5일부터 12일까지라고 합니다. 1950년부터 열린 유서깊은 행사입니다.


이가지 : 오, 재밌겠다. 인간 너도 가봤냥?


신바닥 : 저는 축제는 끝났지만 아직 눈조각상을 치우지는 않은 그 사이 기간에 운 좋게 갔었는데요. 어마어마한 크기와 정교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삿뽀로 맥주, 삿뽀로 스프카레 등이 유명하죠.


이가지 : 인간, 맥주 좋아해? 삿뽀로 맥주를 마시며 삿뽀로 여행준비를 하면 더 재밌을 거 같다냥


신바닥 : 네. 여행을 가기 전에 그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를 찾아읽고나서 그 지역을 가보면 재미가 남다르더라고요. 삿뽀로 옆에 있는 오타루는 미스터초밥왕 이라는 만화와,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 오타루 배경의 만화, 영화


이가지 : 오타루? 오타루도 가볼만한 곳이냥?


신바닥 : 오타루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에요. 홋가이도의 거점 무역항으로서 1910년대에 화물선박들의 하선작업을 위해 운하가 건설되었고, 지금은 그 창고들을 레스토랑, 골동품 매장, 전시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눈 내리는 운하의 야경은 영화 속에서도, 만화 속 장면으로도, 실제로 볼 때도 아주 멋있습니다. 저는 특히 만화책을 좋아해서 오타루가 배경인 다른 만화들도 많이 찾아보고 갔는데 그림하고 똑같은 장면을 실물로 볼때의 감동이 또 달랐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본 만화로는 와다 나오코의 편도행티켓이 있습니다.

otaru4.JPG 눈오는 오타루 운하의 야경

이가지 : 또 다른 데 가볼 만한 데는 어디냥?


신바닥 : 꽃구경하기 좋은 후라노와 비에이가 유명합니다. 저는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요. 그림 같은 마을이라고 불리더라고요. 비에이에는 끝없이 꽃밭이 펼쳐진 언덕, 시키사이노오카가 있고 후라노에는 라벤다 꽃밭으로 유명한 도미타 농장이 있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만 봤는데도 장관이더라고요.


이가지 : 안 가봐놓고 아는 척 하기는, 그래도 멋있겠다. 나도 가고 싶다냥. 다음화에는 더 재밌는 이야기 해주라냥. 오늘은 목욕이야기 너무 많이 들어서 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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